이렇게 빨리 월드컵에서 리턴 매치가 성사될 것으로는 아무도 예상하지 않았다.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맞대결이 그것이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결승전에서 만났던 스페인과 네덜란드가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조별라운드에서 만난다. B조 첫 경기인 만큼 B조 전체의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한판이다. 양팀은 14일 새벽 4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살바도르에 위치한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대결한다.
2010년 7월 12일 새벽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결승전 당시 양팀은 4-2-3-1로 맞대응했다. 스페인은 다비드 비야가 최전방에 배치됐고 사비-안드레 이니에스타-페드로 등이 이선에 그리고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사비 알론소가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다. 4백은 왼쪽부터 조안 캅데빌라-카를레스 푸욜-헤라르드 피케-세르지오 라모스가 나섰고 골문은 이케르 카시야스가 지켰다.
반면 네덜란드는 최전방에 로빈 판 페르시, 이선에 아르옌 로벤, 웨슬린 스나이더, 디르크 카이트 등이 배치됐고 중앙 미드필더로 마크 판 봄멜과 나이젤 데 용이 나섰다. 4백은 왼쪽부터 지오반니 판 브롱크호스트-조니 헤이팅하-요리스 마타이센-그레고리 판 더 비엘이 맡았고 골문은 마르텐 스테켈렌부르흐가 지켰다.
아직 이번 대회에서 맞붙을 양팀이 선발 명단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그간의 평가전과 대표팀 내에서의 입지 혹은 주요 외신들의 반응을 종합적으로 볼 때 이번 경기에 나설 베스트 11은 충분히 예상이 가능하다. 이를 토대로 보면 스페인은 4년 전 결승전과 비교해 큰 폭의 변화없이 몇몇 포지션에서의 변화가 감지되고 네덜란드는 공격 옵션을 제외한 나머지 포지션에서의 대폭적인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양팀은 이번에도 4-2-3-1로 맞대결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스페인은 4년 전 비야를 최전방에 세웠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당시 교체로 출장했던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이른바 '가짜 공격수'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선 자원인 페드로-사비-이니에스타 라인과 알론소-부스케츠 중앙 미드필더 라인은 당시와 동일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중앙 수비수 중 푸욜이 빠진 자리는 라모스가 중앙으로 이동하고 오른쪽 풀백은 후안프란이 맡을 예정이며 왼쪽은 호르디 알바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가짜 공격수 대신 최근까지 부상으로 고생했던 디에고 코스타가 최전방에 나설 가능성과 사비 대힌 다비드 실바가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4년 전과 비교해 큰 폭의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특히 수비진의 헤이팅하, 마타이센, 판 더 비엘, 판 브롱크호스트 등은 은퇴, 부상, 엔트리 제외 등의 이유로 이번 대회에는 포함되지 않아 완전히 새로운 얼굴들이 자리한다. 특히 루이스 판 할 네덜란드 감독은 스페인의 막강한 공격력을 감당하기 위해 3백을 가동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주요 외신들은 슈테판 데 프라이, 론 블라르, 마르틴스 인디 브루노가 자리할 가능성이 높다. 좌우 윙백으로 테렌스 콩골로와 다릴 얀마트를 배치해 경우에 따라 5백처럼 경기를 운영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데 용과 조나단 데 구즈만이 중앙 미드필더를 맡고 그 윗선에 스나이더를 배치해 최전방의 로벤과 판 페르시와 3선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골문 역시 이번에는 야스퍼 칠레센이 나설 가능성이 크다.
전체적으로 이번 스페인과 네덜란드간의 경기는 4년 전의 리턴 매치 양상이지만 전체적인 팀의 구성은 스페인이 큰 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반해 네덜란드는 공격을 제외한 부분에서 큰 폭의 변화가 있었다. 물론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라면 문제가 없지만 라파엘 판 더 파르트, 케빈 슈트로트만 등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신진급 선수들이 아직까지 큰 무대에서 제대로 검증되진 않았다는 점이 고민이다.
물론 4년 전 결승전 당시에도 스페인이 네덜란드에 절대적으로 우세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고 스페인의 우승으로 끝났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스페인이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연장 후반 종료 4분 전 이니에스타의 극적인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다. 이번 맞대결 역시 외형적으로는 스페인의 우세가 점쳐진다. 하지만 네덜란드가 5백을 불사하며 실리적인 축구를 구사한다면 스페인이 이번에도 고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