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협주 vs 방산주
올 상반기 역시 경협주과 방산주들은 실적과 무관하게 서해 해상사격 훈련, 핵 실험 가능성 제기 등 여러가지 대북관계에 얽히며 급등락을 오갔다.
전문가들은 이들 테마주가 한반도 정세에 의한 심리적 요인으로 주가가 급등락을 보이는 만큼 실적에 기반해 투자에 나설 것을 조언한다.
◇ 핵실험 얘기 나오면 방산주 ‘함박웃음’…경협주 ‘씁쓸’= 지난 3월 말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 언급과 서해상에서의 해상사격 훈련에 방산주는 일제히 쾌재를 불렀다. 반면 이산가족 상봉,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 발언에 기대감을 키우던 경제협력주들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북한은 3월 30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핵 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로켓 발사를 규탄하는 성명 발표를 내자 이에 따른 대응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이날 정오께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을 향해 포탄사격 훈련을 실시했고 우리 해군이 대응사격에 나섬에 따라 남북 간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 같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 발언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는 심리 작용으로 방산주 주가는 상승했다.
이에 다음날 스페코는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438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함정용 방향탐지기를 만드는 빅텍도 전 거래일 대비 13.82% 급등했고 군용 무전기 생산업체인 휴니드도 2.08%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7% 넘게 오르기도 했다.
이에 비해 경협주들은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현대상선이 1.90% 빠졌고 금강산 내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는 에머슨퍼시픽도 6.44% 하락했다. 이 밖에 재영솔루텍(-4.18%)과 이화전기(-2.83%), 로만손(-0.89%) 등 개성공단 관련주도 일제히 내렸다.
오바바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둔 4월 말에도 방산주가 재차 급등했다.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가림막 설치와 잦은 차량 움직임 등 4차 핵실험 강행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상승했다.
같은달 27일에는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한미 정상회담이 북남의 전면 대결을 선언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주장하며 “미국과는 말이 아니라 오직 힘으로만 맞서야 하며 전면 핵 대결전에 의한 최후의 결단밖에 없다”고 핵개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스페코는 4월 21일부터 30일까지 12.96% 상승했다. 같은 기간 휴니드도 3.77% 상승했다.
◇“북한 아시안게임 참가한다”…경협주 ‘웃고’, 방산주 ‘울고’= 지난달 말 남북경협주는 북한이 인천 아시안게임(AG)에 참가한다는 소식에 일제히 상승했다.
에머슨퍼시픽은 26일 전거래일보다 4.53%(320원) 오른 7490원에 거래를 마쳤다.
경협주인 재영솔루텍도 전거래일 대비 3.45% 상승했으며 인디에프, 로만손도 각각 3.31%, 2.91%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 밖에 제룡산업, 이화전기, 좋은사람 등도 1% 안팎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북한은 지난 5월 23일 인천AG에 북한 선수단을 파견한다고 아시아올림픽이사회(OCA)에 공식 통보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올림픽위원회는 아시아올림픽이 사회 성원국으로서 오는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남조선 인천에서 진행되는 제17차 아시아경기대회에 선수단을 보내기로 결정했다”며 “조선올림픽위원회는 경기대회에 조선선수단이 참가한다는 것을 아시아올림픽이사회에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반면 방산주는 북한의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 소식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스페코는 6.60% 하락하며 4만175원에 장을 마쳤다. 빅텍은 4.09% 하락 마감했다.
경협주는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회의 개최 소식에 급등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정부가 올해 들어 중단한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전체회의를 오는 19일 개최할 것을 북측에 제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상승세를 나타낸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개성공단의 발전에 변함없는 입장을 갖고 있다면 조속히 우리측 제의에 호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날 에머슨퍼시픽은 전일보다 11.37% 오른 7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재영솔루텍과 제룡산업도 각각 6.09%, 3.37% 상승했다.
업계 전문가는 “경협·방산 관련 테마주들은 남북관계에 따라 주가가 요동친다”며 “이들 테마주는 단기에 주가 등락이 심한 만큼 단기적 수익을 노리고 접근하는 것은 위험이 따르므로 실적에 기반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