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승점 삭감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한국 러시아 전에서 러시아 팬들이 국제축구연맹(FIFA)이 금기시하는 켈트 십자가(Celtic cross)가 그려진 걸개를 내건 것으로 알려지면서 러시아 승점 삭감 중징계 가능성이 제기됐다. FIFA가 러시아 승점 삭감이라는 중징계를 확정할 경우 한국의 16강 진출에 청신호가 켜지는 만큼 한국 축구팬들은 러시아 승점 삭감을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매 월드컵 때마다 나타났던 '피그말리온 효과' 기대 심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피그말리온 효과란 다른 사람에 대해 기대하거나 예측하는 바가 그대로 실현되는 경우를 일컫는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 적용하자면 한국의 16강 진출에 대한 염원이 간절한 나머지 실현 불가능한 상황을 현실로 받아들이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승점을 삭감당하는 징계를 받는다고 해서 우리 대표팀의 16강 진출에는 결코 유리하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축구 전문가들에 따르면 러시아가 현재 온라인상에서 거론되고 있는 승점 3점을 삭감당한다고 가정할 때 러시아의 승점은 -2점이 된다. 결국 이 경우 러시아는 알제리전을 이겨야할 이유가 전혀 없어진다. 알제리에 10-0 혹은 20-0으로 승리한다 해도 러시아는 탈락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러시아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사라지게 됨은 당연하다. 더 이상의 동기부여가 없는 러시아를 상대로 하는 알제리로서는 승리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지는 것은 물론 알제리가 러시아를 잡게 되면 한국의 16강으로 향하는 경우의 수는 완전히 사라진다.
켈트십자가에 의한 러시아 승점 삭감 기대감과 비슷한 현상은 2002 한일 월드컵 때도 나타났다. 당시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독일팀이 약물 검사에 걸려서 한국이 결승에 진출할 것이라는 유언비어가 나돌았다. 또한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경기 결과에 불만을 품은 축구팬 사이에서 500만명이 항의하면 재경기가 가능하다는 루머도 있었다.
축구팬들은 "러시아 승점 삭감? FIFA에서 켈트십자가 같은 걸로 징계 먹인 적도 없거니와 러시아 승점 삭감 되어도 우리의 16강 진출은 꿈도 꿀 수 없다는 팍팍한 현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켈트 십자가는 백인 우월주의를 상징하는 나치 정권의 산물로 FIFA는 이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