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 사고의 책임이 조종사 과실로 판단되면서 사고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금 규모와 지급 방법, 시기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본부에서 위원회를 열고 조종사들이 자동조종장치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도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밝혔다. NTSB는 항공기의 하강 과정에서 조종사의 과실이 있었고 속도에 대한 적절한 관찰 부족과 회항 판단의 지연 등을 사고의 추정 이유로 지목했다.
또 다른 원인으로 오토스로틀(자동 엔진출력 조정장치)이나 자동조종장치의 복잡성도 문제로 꼽았다. 보잉사의 매뉴얼이나 아시아나항공의 조종사 훈련 과정에서 이런 복잡성이 부적절하게 기록되거나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NTSB는 자동조종장치를 작동하는 과정에서 조종사 간 비표준적 의사소통과 시계접근을 계획하고 실행하는데 대한 불충분한 훈련도 사고의 원인에 포함된다면서 조종사의 숙련도 미숙이 주원인이라는 점을 더 문제삼았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사고기에 탑승했던 피해자들에게 추가 보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앞서 사망자 3명을 제외하고 선급금을 바라는 승객에게 부상 여부와 관계없이 1만 달러(약 1000만원)를 지급한 바 있다. 사고 원인이 규명되고 최종 보상액이 결정되면 나머지 금액을 보상한다는 계획이다.
몬트리올협약에 따르면 항공사 책임 한도액은 1인당 약 11만SDR(특별인출권, 1억7000만원)이다. 아시아나항공은 LIG손해보험을 비롯해 9개 보험사의 항공보험에 가입돼 있다. 항공기 1억3000만 달러, 배상책임 22억5000만 달러 등 총 23억8000만 달러 규모다.
업계에서는 1인당 보상금이 1억7000만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사고 승객들이 소송에 나설 수 있기 때문으로, 특히 미국에서 집단소송이 이뤄질 경우 보상금 규모는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소송이 진행 중이다. 미국인 피해자 12명은 사고기 제조사 보잉과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아시아나항공에만 71명, 보잉사를 상대로는 136명이 소송에 나섰다”며 “소송이 진행 중이라 정확한 보상금 규모나 지급 시기 등에 대해서는 확답하기 어렵고, 피해에 걸맞는 합당한 보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