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책임요구한 국민에 선전포고”
야당은 26일 박근혜 대통령의 정홍원 국무총리 유임 결정에 대해 “박근혜 인사의 종말” “있을 수 없는 일로 경악 그 자체” 등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논평을 통해 “정 총리의 유임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총리 한 분을 추천할 능력이 없는 무능한 정권이라는 것을 자인한 꼴”이라며 “박근혜정부가 세월호 이후 국민들이 바라는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게 만든다”고 했다.
유 대변인은 “김기춘 비서실장의 문책 등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대단히 안타깝다”며 인사위원장이었던 김기춘 실장의 해임을 재촉구하는 한편, “박 대통령은 정 총리의 유임이라는 미봉책을 거둬들이고 세월호 참사 이후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새 총리를 지명하라”고 요구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정홍원 ‘식물총리’ 유임은 이제 취임 1년 반밖에 되지 않은 ‘박근혜 인사의 종말’을 뜻한다. 남은 임기 동안 더 이상 인사는 못할 것이라는 포기선언”이라며 “국민들에게도 그야말로 충격적인 대재앙”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인사 권한이 대통령으로서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이기 이전에 국민이 부여한 무거운 의무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 그래서 ‘식물총리’ 유임은 권리행사가 아닌 의무방기”라며 “‘식물총리’ 부활이 아니라 취임 1년 반 만에 대통령마저도 ‘식물대통령’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비난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있을 수 없는 일로 경악 그 자체”라면서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에 대해 책임을 지고 내각사퇴를 요구했던 국민들에게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변인은 그러면서 “국민들이 바꾸라고 말했다면, 국민들이 만족할 때까지 바꾸는 것이 정권의 의무임에도 국민들이 뭐라 하든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것”이라며 “이제 대한민국의 총리는 없다. 결국 대통령에게 김기춘 실장만 있으면 만사형통인 나라다. 도저히 이 정권에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