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희망을 끈을 놓지 않았던 태극전사들이 1무 2패(승점1)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브라질월드컵을 마무리했다.
홍명보(45)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 오전(한국 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예선 벨기에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 32분 얀 베르통언(토트넘)에게 통한을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무릎 꿇었다. H조 최하위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필승 전략으로 경기에 임했다. 부진에 빠진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 대신 김신욱(울산 현대)을 선발 출전시키며 벨기에의 높이에 맞섰다. 또 알제리전 치명적인 실수로 4골을 헌납한 정성룡(수원 삼성)을 빼고 김승규(울산 현대)를 기용했다.
반면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벨기에는 에당 아자르(첼시)와 뱅상 콤파니(맨체스터 시티) 등 일부 주전 선수들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한 채 아드낭 야누자이(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케빈 미랄라스(에버튼) 등 그동안 경기에 나서지 않았던 선수들을 대거 투입했다.
전반 초반은 백중세였다. 양 팀은 탐색전을 펼치며 신중한 공방전을 이어갔다. 다급한 건 한국이었다. 다량 득점이 필요한 한국은 1·2차전보다 공격적인 전술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그러나 패스가 정교하지 못했다. 기회 때마다 부정확한 패스로 득점과 연결시키지 못했다.
전반 29분 역습 상황에서는 김신욱의 패스를 받은 기성용이 상대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상대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AT마드리드)의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한국에 기회가 찾아왔다. 벨기에의 미드필더 스테번 드푸르(FC포르투)가 태클을 들어오던 김신욱의 발을 고의로 밟아 퇴장을 당했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은 10명이 뛰는 벨기에보다 수적 우세를 안고 후반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 후반 들어 보다 공격적으로 벨기에를 밀어붙였다. 후반 12분 손흥민의 크로스가 아쉽게 크로스바를 맞고 나가 아쉬움을 남겼다. 계속된 공격을 통해 선제골을 기대하던 한국은 후반 32분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하며 빼 아픈 실점을 하고 말았다. 벨기에 공격수 디보크 오리지(릴)의 중거리 슈팅이 김승규의 손을 맞고 흘러나오자 얀 베르통언(토트넘)이 이를 가볍게 밀어 넣어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한국 후반 남은 시간 총공세를 퍼부었지만 벨기에 골문을 여는 데는 실패했다. 추가시간까지 동점골을 넣는 데 실패한 한국은 결국 벨기에에 0-1로 패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를 마친 홍명보 감독은 “나름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많이 부족했다. 특히 내가 가장 많이 부족했다. 그래도 선수들은 아직 젊기 때문에 미래가 밟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또 “앞으로 한국 축구는 더 발전해야 한다.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월드컵에 첫 출전한 이근호는 “꼭 승리하고 싶었는데 잘 안 됐다. 다 잘 못 한 것 같다. 더 열심히 하겠다”며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이근호는 또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하지만 오늘 결정적 패스 미스로 인해 골을 먹었다. 동료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라며 고개를 떨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