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시장에 이통3사 자회사가 진입하며 알뜰폰 생태계를 무너뜨릴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김홍철 회장은 27일 서울 여의대방로 이투데이 사옥에서 진행된 ‘대한민국 IT산업현장 정책 좌담회’에 참석해 알뜰폰 시장의 현황과 최근 허가된 이통3사의 알뜰폰 시장 진입에 대한 정부의 법적·제도적 정비를 촉구했다.
김 회장은 “알뜰폰 시장은 28개의 업체가 있는데 최근 이동통신사들이 자회사를 알뜰폰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진입을 허가하는 사건이 있었다”면서 “알뜰폰의 근본 취지와도 어긋나며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알뜰폰 사업은 이동통신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이 가계 통신비 부담완화, 시장 활성화이기에 정부에서 2010년에 도입해 육성하고 있는 사업이다. 김 회장은 “알뜰폰은 정부의 진흥 정책을 통해 지난 4월 300만명을 돌파, 5월에는 330만명을 기록, 전체 시장의 6% 정도가 알뜰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알뜰폰 도입 초기에는 이통사들의 협조가 안되기에 알뜰폰 중소기업과 일부 대기업이 그동안 열심히 산업을 키워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뜰폰 시장이 성장하면서 SK텔레콤이 자회사 SK텔링크를 통해 이미 진출했다. 이동통신망을 가지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이 50%가 넘는 SK텔레콤이 저가 요금으로 대변되는 알뜰폰 사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김 회장은 “SK텔링크가 시장에 진입할 때 4가지 규제 조항이 있었지만 SK텔링크는 그동안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며 “SKT영업정지 기간에 SKT 도움을 받아 시장 점유율을 증가시키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SK텔링크의 영업으로 이통 3사의 가입자가 알뜰폰으로 넘어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알뜰폰 업체의 가입자가 SK텔링크로 옮겨가며 경쟁을 통한 신규 시장 확대가 제한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이통3사의 자회사의 시장 진출이 근본 취지에 위배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단기적으로 알뜰폰 가입자가 늘어날 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땐 문제가 많다”면서 “초기에 산업을 키우기 위해 기여해온 중소 알뜰폰 업체들이 가장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회사의 진입을 법적으로 막을 근거가 없기 때문에 허용된 상황이지만 건전한 통신시장을 위해 정부의 법적·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알뜰폰 산업 활성화를 위해 근본 취지에 맞는 생태계를 꾸려나갈 수 있도록 보호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문종 미방위 위원장은 이에 대해 “정부에서도 알뜰폰 사용자는 더 낮은 가격으로 더 좋은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고민이 있다”면서 “대기업이 우회진입하지 않으면 기기 품질이나 요금에 대해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물었다.
이에 김 회장은 “업계 차원에서도 활성화를 위해 이미 대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상황”이라며 “그렇지만 이동통신 자회사가 알뜰폰 업계의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행보여서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