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6월28일 막이 올라 14일까지 세계 각국 뮤지컬과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 딤프)은 6월 28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는 개막작인 ‘마타하리(MATAHARI)’와 ‘마마러브미 원스어게인(Mama Love Me Once Again)’이 관객과 처음으로 만났다. ‘마타하리’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와 독일을 넘나들었던 실존 인물인 이중 스파이 마타하리의 일생을 다룬 슬로바키아 뮤지컬이다.
타이틀 롤을 소화한 ‘슬로바키아 국민 배우’ 시사 스끌로브스까(Sisa Sklovska, 이하 시사)는 이날 각기 넘버마다 오페라 벨칸토 창법과 짙은 호소력의 팝적인 보컬을 손쉽게 오가며 객석을 사로잡았다. 한국을 첫 방문한 시사는 “베트남, 이집트에서 공연한 적 있지만 과연 한국 관객에게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매우 긴장했다. 공연을 마치자, 관객이 모두 일어서 박수를 쳐주는 등의 열띤 반응을 보여줘 놀랐다. 한국에서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딤프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 창작뮤지컬을 선도적으로 이끄는 리둔 감독이 중국 내 3년 전 실제 일어난 모친 치상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마마러브미 원스어게인(이하 마마)’은 효행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부모, 가족 관객의 공감대를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달리는 중국 뮤지컬의 현주소를 보여준 작품으로 의미를 더한 가운데, 무대 전면에 내세워진 LED, 대형 종이학 등 무대 미술이 대극장 규모에 걸맞은 위용을 자랑하며 관객을 압도했다.
리둔 감독은 “과거 중국은 뮤지컬 안에 오페라 등 여러 장르를 혼용해 받아들였고, 이에 다소 관객의 공감을 자아내기 어려운 세트를 활용했다. 이제는 중국도 뮤지컬 풍속에 맞추고 있고, ‘마마’는 시각적인 매력을 주는 멀티미디어와 친숙한 현실을 결합시키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마타하리’와 ‘마마’의 배우들은 모두 자국의 언어로 된 넘버의 일부를 한국어로 바꾸어 선보여 관객의 환호를 자아내기도 했다. 공연 직후 야외무대에서는 뮤지컬 배우 정영주의 사회로 딤프 개막 리셉션이 진행됐다. ‘마타하리’의 주인공 시사가 넘버 ‘시바의 신’을 선보였고, ‘마마’의 주역이 모두 등장해 관객의 열기에 답했다.
‘마마’와 개막 리셉션을 관람한 시민 마순자(57)씨는 “그 동안 뮤지컬을 볼 기회가 없었는데 대구에서 열린 덕에 감명 깊게 봤다. 슬로바키아, 중국 배우들의 무대가 흔하지 않은 기회라 이색적이다. ‘마마’의 경우 중국 배우들의 개성이 각자 뚜렷했다”고 언급했다.
개막 리셉션 사회를 맡은 정영주는“지난해 국내 뮤지컬 배우가 많이 참석해 들썩들썩했던 분위기와 달리, 이번 딤프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많이 축소됐다. 그럼에도 원래 색깔은 퇴색되지 않고 공연 분위기도 좋아서 뜻 깊었다. 개막작을 관람했는데 안에 담긴 정서가 모처럼 엄마와 여자의 이야기라 남달랐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이번 딤프에서는 폐막작으로 선정된 러시아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를 비롯해 총 7개 작품의 공식초청작,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려낸 ‘꽃신 ’을 비롯한 4개 창작뮤지컬 육성지원 사업 선정작, 열정이 두드러진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의 5개 작품 그리고 지난해 창작지원작 우승을 거둔 특별공연 ‘사랑꽃’이 관객과 만날 전망이다.
또한 딤프 뮤지컬 전시회, 딤프와 한국문화예술법학회가 함께 하는 학술심포지엄, 뮤지컬 전국노래자랑, 뮤지컬워크숍, 청소년 연기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