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SK T타워 앞 호소나선 팬택 협력사협의회, “필요없다고 버리지 말아달라”

입력 2014-07-1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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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중 해결책 나오지 않으면 협력업체 70~80% 도산할 것”

▲팬택협력사협의회가 17일 오후 을지로에 위치한 SK T타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서지희 기자 jhsseo@
17일 오후 3시,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SK T타워 앞으로 흰색 띠를 두른 남성들이 하나, 둘 모여 들었다.

이들은 지난 14일 구성된 ‘팬택 협력사 협의회(이하 협의회)’ 구성원이다. 법정관리 위기에 놓인 팬택을 이동통신 3사(SK텔레콤ㆍKTㆍLG유플러스)가 적극 지원해주길 호소하기 위해 길거리로 나섰다. 80여개 업체에서 모인 120여명이 피켓을 저마다 손에 들었다. 흰색 띠에는 그들이 몸 담고 있는 회사의 이름들이 큼지막히 적혀 있었다.

채권단과 이통 3사가 팬택의 회생계획안을 두고 서로에게 책임만 전가하고 있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팬택은 오는 25일 280억원 규모의 채권만기를 앞두고 있다. 최근 팬택은 직접 이통사를 찾아가 채무상환 기한 유예를 요청했으나 이통사들은 아직까지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협의회 한 관계자는 “이번 주 중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70~80%의 협력업체들이 부도를 막지 못할 상황”이라고 격양된 표정으로 말했다. 이통사, 정부, 채권단의 지원은 그들에게 너무도 절박해 보였다.

“SK텔레콤에 간절히 호소한다. SK텔레콤이 오늘이 있기까지 팬택의 스카이와 베가 브랜드의 가교역할이 있었다. 필요하면 사용하고, 필요 없다고 버리는 일이 없도록 부탁한다.”

협의회는 오후 3시가 조금 넘자 SK T타워를 향해 “와”하는 함성을 내질렀다. 잠시 시간을 둔 후 그들은 호소문을 또박또박 읽어내려갔다.

“550개 협력사와 8만명의 종사자, 30여만명의 직계가족들은 길거리에 내몰리게 됐다.” “7월부터 직원들은 무급휴가 중이고 매출은 ‘0’이다.” “기타비용으로 인한 고정비로 이미 도산절차에 들어간 기업도 있다.” 절절한 외침이 T타워 앞을 맴돌았다.

팬택의 워크아웃이라는 정상화가 이번 주 중에 내려진다 할지라도 팬택의 정상화는 2~3개월이 소요된다. 70만~80만대의 재고물량을 고려하면 6~7개월간 그들의 일거리는 없다.

협의회는 호소문을 통해 SK텔레콤이 팬택 회생방안에 적극 동참해 550개 협력업체와 8만명의 직접 종사자, 30여만명의 직계가족이 길거리에 내 몰리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더불어 팬택이 협력체인 중소기업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협의회는 SK T타워 집회 이후 오후 5시 청와대 입구 청운효자주민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다음날인 18일 오후 4시 반부터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한 시간가량 추가 집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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