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격 후 부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러시아로 옮겨져…러시아 증거 제거 가능성 제기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에 사용된 것으로 지목된 부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반군에 넘겨준 것이라고 20일(현지시간)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밝혔다.
이날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케리 국무장관은 “말레이시아 여객기를 격추한 미사일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분리세력의 수중에 건넨 것은 아주 명백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케리 국무장관은 “말레이시아 항공기가 추락한 현장은 아주 참혹하다”며 “반군이 사고 조사와 희생자 시신 수습을 방해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전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을 장악한 분리주의 반군에 부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여러 대와 탱크 등 군사장비를 지원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미 정보당국은 “여객기 피격 이후 이 시스템은 다시 러시아로 옮겨진 것으로 파악된다”며 “반군과 러시아가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증거를 제거하려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WSJ는 이달 초 미 정부당국이 러시아가 반군에 2대의 부크 지대공 미사일을 지원한 사실을 파악했으나 이는 작동하지 않는 구형 시스템이라고 단정 지었다. 그러나 지난 14일 우크라이나 정부군 수송기가 6000m 상공에서 반군에 격추되자 러시아가 반군에 새 시스템을 제공했거나 앞서 지원받은 구형 시스템을 반군이 수리했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한편 이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여전히 반군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며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사고에 대한 책임공방이 이어졌다. 반군을 감청한 자료를 근거로 우크라이나는 격추사건은 반군 소행이며 그 배후는 러시아라고 주장했고 러시아는 반군에 무기를 지원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