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현 KBS 전 미디어 사장이 지난 25일 KBS 신임사장으로 임명됐다. 이사회에서 임명제청안이 통과된 지 16일만이다. KBS 이사회는 지난 9일 신임사장 후보 6명의 면접을 진행했고, 심사와 표결을 거쳐 조대현 전 미디어사장을 최종 임명 대상자로 선정했다. 조대현 신임사장은 2015년 11월 23일까지 약 1년 4개월간 KBS 수장으로서 자리하게 됐다.
KBS 신임사장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높다. 그럴 법도 한 것이 세월호 참사 이후 김시곤 KBS 보도국장으로부터 시작된 거침없는 폭로전은 KBS 총파업으로 이어졌고 길환영 사장 해임으로 일단락됐다. 특히 길환영 전 사장의 해임은 KBS 뉴스와 인사 개입 등 외압설을 비롯해 공정성을 잃은 방송사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이 같은 약 2달간의 과정을 통해 KBS의 곯은 내부가 적나라하게 대중에게 공개됐고, 공영방송이 추락하는 모습은 대중에게 실망감을 안겼고 그간 남아있던 얄팍한 신뢰마저도 짓밟혔다.
이뿐만 아니다. KBS 내부적으로도 대대적인 파업과 그 후폭풍으로 여전히 싸늘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최근 KBS 고위층이 파업과 협회 제작거부, 출근저지, 보직사퇴에 앞장섰던 45명을 징계에 회부에 부당징계 논란이 일고 있다.
조대현 KBS 신임사장이 해결해나가야 할 난제는 무겁고 엄중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에게 무너진 KBS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한다. 보도의 공정성과 프로그램의 제작 자율성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KBS 수신료를 올리는 것에 대한 타당한 근거를 마련해내야 할 것이다. 대중이 원하는 것은 공영방송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공정한 보도와 왜곡되지 않은 날것을 담아내는 가치있는 뉴스다. KBS 내부 갈등도 해소해야한다. 그는 2009년 PD협회가 진행한 신임투표에 일선 PD들로부터 74%로 높은 불신임을 받았다.
또한 KBS노조로부터 김인규 사장 밑에서 부사장을 하면서 관제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는데 앞장섰다고 비난받으며 부적격 사장 후보로 꼽혔다. 이에 KBS노조는 ‘조대현 차기 사장의 선결과제’라는 제목으로 5가지의 과제를 제시하며 그에 맞은 청사진을 요구했다. 해당 내용으로는 △사장 선임 시 특별다수제와 사장추천위원회의 도입을 위한 방송법 개정 입법청원 추진 △사장 신임평가 실시 △ 국장책임제 도입 △부당인사 원상회복과 인적 쇄신 △ 대화합 조치 등이다. 더불어 KBS 노조 는 선결과제에 대해 답하기 전까지는 부적격 사장임을 분명히 하고 반대 투쟁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제 조대현 신임사장에게는 약 1년 4개월간의 녹록지 않은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공영방송의 존재이유를 대중에게 보여주고 무너진 신뢰는 극복해야한다. 특히 길환영 전 사장의 대타라는 꼬리표를 떼어 내고 진정성 있는 공영방송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