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벌인 미국 1차 소송의 항소를 취하했다. 1조원에 이르는 배상금을 받고 3년여를 이어 온 소송을 마무리하려는 수순으로 보인다.
독일 특허전문 블로그 포스페이턴츠 등 외신은 애플이 항소심 준비서면 제출 만기일인 28일(현지시간), 항소를 취하한다는 내용의 문건을 항소법원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1심 법원은 지난 3월 1차 ‘애플-삼성 소송’에서 삼성전자의 특허 침해를 인정하고, 삼성전자에게 9억3000만 달러(약 9900억원)를 애플에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애플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 23종에 대해 제기한 미국 내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은 기각했다. 이에 애플은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를 제기했지만 4개월여 만에 항소를 취하했다.
애플이 돌연 항소를 취하한 이유는 소송을 더 끌고가기보다 약 1조원에 이르는 배상금을 받고 실리를 챙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판매금지 대상이 갤럭시S2 등 구형 제품인 만큼 소송을 진행해도 애플이 얻는 실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또 지난 2011년 4월 삼성전자를 특허 침해로 제소한 이후 3년 넘게 소송을 진행 중인 애플은 소송에 따른 피로감이 높아진 상태다. 이에 애플은 명분보다 실리를 챙기고 1차 소송을 마무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전자는 항소를 취하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삼성전자는 천문학적 규모의 배상금을 지금 수준보다 줄여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삼성전자와 애플은 올 4월 시작된 특허 침해 2차 소송에 대한 재판부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5월 배심원단은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양측의 특허를 일부 침해했다며 ‘쌍방 일부 승소’ 평결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