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한 청장은 이날 오후 안전행정부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한 청장은 지난달 22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확인된 시신을 확보하고도, 40일간 신원을 파악하지 못해 초동 대응이 부실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청장의 사의 표명 소식이 알려지자 신임 청장이 누가 될 것인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임 청장으로는 강신명 서울지방경찰청장, 최동해 경기청장, 이인선 경찰청 차장, 안재경 경찰대학장, 이금형 부산청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신임 청장을 선발하기 위한 경찰위원회는 6일 오전 열릴 예정이다. 안전행정부 장관이 경찰청장 단수 후보를 추천하면 경찰위원회는 면접을 거쳐 '신임 경찰청장 임명 제청 동의안'을 안행부에 제출하게 된다. 경찰위원회가 내일 오전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차기 청장이 내정된 것으로 보인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번에 첫 경찰대학 출신 경찰청장이 나올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이 청장은 사의를 표명한 후 오후 6시 경찰청 기자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제 소임이 여기 정도인 것 같다. 여러가지 경찰이 책임질 문제가 많아 청장인 제가 끌어안고 떠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있었던 잘못은 제가 안고 가겠지만, 국가와 국민이 있는 한 경찰은 계속 존재할 것"이라며 "앞선 과오는 제게 다 덮어주시고 남아 있는 경찰관들이 사기를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따뜻한 시선으로 경찰을 바라봐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3월 29일 경찰청장에 임명된 이성한 청장은 "작년 1년 4개월 동안 보람있게 일을 해 왔고 무난하게 지냈다"며 "그러나 경찰 업무가 광범위하다 보니 조금만 방심하면 이런 일이 생기는 것 같다. 이런 방심하는 일이 없도록 남아 있는 지휘관과 참모들이 잘 챙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년의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데 대해 이성한 청장은 "임기를 채우면 좋겠지만 채우지 못할 일이 생기면 임기만을 얘기하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성한 청장은 조만간 휴가를 다녀오고 나서 후임 청장이 올 때까지 차질 없이 업무를 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