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러운 직장인들…사내 인간관계 어렵고 갚아도 줄지 않는 빚에 막막
“천신만고 끝에 취업했는데 취업한 다음이 더 한심하네요. 격무에 시달리느라 개인시간은 전혀 없고, 월급을 받아도 학자금 대출과 월세로 다 빠져나가요.” - 대기업 근무 직장인 C씨
“회사에 대한 스트레스로 매일 밤 악몽을 꿉니다. 악몽이라도 꾸는 건 그나마 다행입니다. 악몽을 꾸지 않는 날엔 여지없이 불면증에 시달려요. 하루에도 몇 번씩 ‘사표’란 단어가 머리를 한껏 강타하지만 그럴 수도 없어서 더 우울하네요.” - 중소기업 근무 직장인 K씨
바늘구멍보다 좁다는 취업문을 통과했지만 직장인이 된 순간 새로운 고생길이 열린다. 그토록 바라던 직장생활이었지만 현실은 끊임없는 업무와 야근, 상사로부터의 시달림, 불합리한 요구 등으로 점철돼 있다. 여기에 불만족스런 월급과 형편없는 복지까지 더해지면 퇴사 생각이 간절한 것도 당연지사. 직장인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상사의 기분 따라 트집 잡힐 때’ 서러워
‘일보다 사람이 힘들다’란 말이 나올 정도로 사내 인간관계는 쉽지 않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1172명을 대상으로 ‘상황별 나를 서럽게 하는 순간 베스트 3’를 조사한 결과 ‘상사의 기분에 따라 트집 잡힐 때’(65.1%, 복수응답)가 독보적인 1위였다. 그리고 ‘동료가 뒷담화할 때’(23%), ‘친분을 이용해서 일시킬 때’(15.9%), ‘따돌림을 당할 때’(14.9%), ‘아픈데 업무에 지장준다고 혼날 때’(13.8%), ‘부하직원에게 하극상 당할 때’(11.6%), ‘흡연, 음주 등을 강요받을 때’(11.6%) 등이 그 다음.
업무적으로는 ‘잡무를 도맡아 할 때’(37.8%, 복수응답)가 가장 서러운 순간으로 꼽혔다. ‘대충 지시받은 일인데 나중에 야단맞을 때’(35.5%), ‘일이 없어도 눈치 보여 야근할 때’(32.5%), ‘업무 능력을 인정받지 못할 때’(32.3%), ‘평일 휴식, 자기계발 등은 상상도 못할 때’(31.4%) 등의 답변이 그 뒤를 이었다.
△직장인 절반, 1인당 빚 평균 4472만원
아무리 갚아도 줄어들지 않는 빚도 직장인들을 절망하게 만든다. 사람인이 직장인 1305명을 대상으로 ‘현재의 빚 상태’를 조사한 결과, 48.4%가 ‘있다’라고 답했다. 현재까지 진 빚은 1인당 평균 4472만원으로 집계됐으며, 이들 중 35.6%는 빚이 계속 늘어나는 중이라고 응답했다.
빚을 진 원인으로는 가장 많은 42.9%(복수응답)가 ‘보증금 등의 주택관련비’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학자금’(32.6%), ‘생활비’(29.4%), ‘쇼핑 및 유흥비’(5.9%), ‘자녀 양육비’(5.4%), ‘결혼자금’(4.6%), ‘개인 용돈’(4.6%) 등이 꼽혔다.
이렇다 보니 직장인 10명 중 6명(62.9%)은 스스로 일을 해도 경제적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로 빈곤층인 ‘워킹푸어’에 속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본인이 워킹푸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은 ‘만족할 만큼 저축을 못할 때’(45.6%,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고, ‘노후 준비를 못해서 불안할 때’(42.3%)가 뒤를 이었다.
△4050직장인 10명 중 9명은 “은퇴가 걱정”
‘평생 직장’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은퇴 시기가 다가올수록 직장인의 마음은 무겁다. 4050직장인의 87.2%는 ‘은퇴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로는 ‘은퇴 후 삶을 아직 준비하지 못해서’(65.1%, 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그리고 ‘고정적인 수입원이 없어져서’(63.6%), ‘뒷바라지 할 자녀가 있어서’(28.7%), ‘은퇴 후 삶이 너무 길어서’(22.4%), ‘나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 같아서’(21%), ‘바뀌는 생활패턴 적응 등이 어려울 것 같아서’(9.9%) 등이 그 다음이었다.
특히 베이비부머들은 은퇴를 앞두고 있으면서도 자녀에 대한 금전적 지원을 계속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향후 사회적 문제로 떠오를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