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 지형도도 상당한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약 60%)가 압도적으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어 LG전자가 약 15%, 팬택이 약 1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는 팬택을 사용하던 소비자가 LG전자로 흡수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 국내 스마트폰 지형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13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이 이미 60%를 상회하고 있어 추가적인 쏠림 현상이 나타나기 쉽지 않다”며 “또한 팬택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고객의 성향은 브랜드보다는 가격 대비 성능에 대한 선호도가 클 것이라는 점에서 LG전자 고객층과 좀 더 유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팬택의 법정관리 신청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정체와 중국 제조업체의 강세가 맞물리면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 피치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출하량 규모가 12억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삼성전자의 내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하락한 25%로 낮아질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중국 스마트폰 제조회사 화웨이는 LG유플러스와 손을 잡고 국내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도 지형도의 변화를 암시하고 있다. LG유플러스와 화웨이는 지난달 30일 LG유플러스 본사에서 ‘서울 모바일 혁신센터(MIC)’ 설립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팬택의 법정관리 신청 그 자체보다, 이후 벌어질 일들이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창립 23년 만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팬택은 지난 1991년 박병엽 전 부회장이 6명 직원과 함께 출발했다. 창업 10년 만에 직원 2000여 명, 연매출 1조원으로 성장하며 업계에서 ‘벤처신화’로 불려졌다.
이후 1992년 무선호출기를 생산 및 판매하며 고속 성장한 팬택은 1997년부터 휴대폰 사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모토로라와 1500만 달러 외자유치 및 전략적 제휴계약을 이끌어내는가 하면, 연간 3억 달러 규모의 단말기 수출 계약도 성사시키기도 했다.
국내 최초 안드로이드 OS 스마트폰인 ‘시리우스’를 포함해 스마트폰 7개 모델을 출시했다. 팬택은 2012년 3분기까지 약 24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팬택은 올해에도 ‘베가 아이언2’를 선보인 바 있다. 팬택은 지난해 매출액 1조3000억원을 달성하고 466만대(국내 239만대, 해외 228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