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팬택의 고위 관계자는 법원으로부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개시 승인을 받은 후 이 같은 얘기를 수차례 강조했다. 팬택은 23년 전 박병엽 전 부회장을 필두로 한 6명이 모여 연매출 1조원이 넘는 전문기업의 초석을 다졌다. 여느 기업보다 ‘사람’을 중요시하는 것도 이 같은 성장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팬택이 법정관리 절차를 밟기로 한 후 제일 먼저 시작한 것도 직원을 대상으로 한 근로운영방안이다. 법정관리가 개시 된 이후에는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유연한 근무환경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팬택은 ‘순환 유급휴직제’ 카드를 꺼내들고 각 본부마다 상황에 맞는 기준을 정하라고 전달했다. 고용불안을 느끼는 직원과 함께 할 수 있는 마지막 끈을 제공한 것이다. 팬택은 이번 주 내로 최종안을 만들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회사의 노력에도 최근 연차가 낮은 과장급 이하 직원 중 일부가 회사를 이탈하는 현상이 포착되고 있다. 벼랑 끝에서도 인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우려했던 인력이탈 현상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어 보인다.
팬택은 ‘사람과 기술’로 벤처신화를 써왔다. 시장을 비롯한 조직 안팎의 환경 변화로 위기를 맞이했지만 ‘오뚝이 정신’을 잃지 않았다는 것은 업계도 인정하고 있다.
팬택은 지난달 중순경 김포공장 가동을 이미 중단했고, 중앙연구소 역시 그 동안 진행했던 연구를 잠시 손 놓았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금이 아마 지난 7년 동안 1-2차 워크아웃을 겪어온 시간보다 위기인 것은 자명하다.
팬택의 앞날에는 여러가지 갈림길이 놓여있다. 그러나 ‘팬택의 천행(天幸)’이었던 사람과 기술을 여느 때보다 더 꽉 쥐고 있어야함을 잊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