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무수프탈산(PA)이 10년 만에 중국으로부터 반덤핑 규제가 풀렸지만, 국내 기업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국내 PA 제조 기업들이 중국 수출 물량을 현저히 낮춰 매출에 큰 영향을 받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영문판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이달 31일부터 한국산 PA에 부과하던 반덤핑 관세를 취소한다고 공고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2003년 9월 한국산 PA에 최고 13%의 반덤핑 최종 판정을 내렸으며, 2009년 8월에는 제재를 5년 연장했다. PA는 주로 페인트를 만드는 데 필요한 첨가제 원료 또는 플라스틱 가소제로 쓰이는 유기화합물이다.
이번 조치로 국내 PA 생산기업인 애경유화, 한화케미칼, LG화학, OCI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덤핑 과세가 줄어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면서 수요를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는 그동안 중국 의존도를 낮춰 수익 증대 효과가 미미하다는 입장이다.
연간 18만톤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PA를 생산하는 애경유화는 전체 물량의 85%를 수출하고 있다. 이중 중국 수출 비중은 10%에 그친다. 3년 전만 해도 수출물량의 40%가량을 차지했다. 회사 측은 “인도,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수출대상국을 다변화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케미칼은 연간 8만톤을 생산해, 70%가량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더불어 OCI와 LG화학 두 업체는 각각 8만톤, 6만톤 수준의 PA 생산물량을 100% 자체 소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반덤핑 규제를 해제한 것은 PA의 자급률을 끌어올리면서 한국산이 들어와도 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치지 않을 수준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