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손실 예상 2300억 엔으로 확대…모바일 사업부 손실 상각이 원인
일본 대표 전자업체 소니가 끝없이 몰락하고 있다.
소니가 17일(현지시간) 내년 3월 마감하는 2014 회계연도 실적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한편 배당금 지급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회사는 순손실 전망치를 종전의 500억 엔에서 2300억 엔(약 2조2190억원)으로 확대했다. 이는 지난 회계연도의 1238억 엔에서 적자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이다.
영업이익은 종전의 1400억 엔 흑자에서 400억 엔 적자로 전망이 바꼈다. 지난해는 영업이익이 264억 엔이었다.
매출 전망은 종전의 7조8000억 엔을 유지했다.
스마트폰 사업 부진에 따른 감가상각이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소니는 중국 업체와의 경쟁 격화로 스마트폰 판매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분야 영업권 1800억 엔을 상각 처리했다.
맥쿼리그룹의 데미안 통 애널리스트는 “예상보다 상각 규모가 컸다”며 “우리는 600억 엔 정도를 상각 처리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시노 마사히코 어드밴스드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소니는 진작에 상각을 시행했어야 한다”며 “많은 투자자들이 연초부터 모바일 부문이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는데도 회사가 행동에 나서지 않은 것을 의아해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준 것은 연례 배당금 지급 중단 결정이다. 소니가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지난 1958년 도쿄증시 상장 이후 56년 만에 처음이다.
히라이 가즈오 소니 최고경영자(CEO)는 TV와 디지털카메라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콘텐츠, 비디오게임 콘솔, 모바일 기기를 강조해 회생을 꾀하고 있지만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11월에 선보인 차세대 게임 콘솔 ‘플레이스테이션4(PS4)’가 경쟁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원을 크게 따돌리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그룹 전체 적자폭을 줄이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소니는 지난 2분기에 스마트폰을 약 940만대 출하해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3.1%에 그쳤다. 소니 순위는 삼성전자와 애플은 물론 중국 업체들에도 뒤진 9위에 불과했다. 소니는 올 초 스마트폰 연간 판매 대수 전망을 종전 5000만대에서 4300만대로 낮췄다. 모바일 부문은 지난 6월 마감한 회계 1분기에 27억 엔 순손실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126억 엔 순이익을 올린 것과 대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