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독일차 공세 방어는 하이브리드로 충분”

입력 2014-09-1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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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하이브리드는 시기상조…가솔린 하이브리드 특징 살려나갈 것”

▲(왼쪽부터) 토리이 토리노스케 렉서스 일본 국내영업부 그룹매니저, 오츠카 겐지 렉서스 제품기술개발부 프로젝트 매니저, 타카시 야마모토 토요타자동차 상무.(권태성 기자 tskwon@)

“독일 디젤차를 따라가기보다는 하이브리드가 가진 강점을 강화하고 부족한 점을 개선하겠다.”

렉서스맨들의 생각은 확고하다. 당장 디젤차가 강세를 보인다고 해서 하이브리드의 특징을 포기하기보다는 독일 디젤차의 강점을 벤치마킹해 하이브리드를 보완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17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와 토요타시에서 만난 렉서스 관계자들의 고민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독일 디젤차의 일본시장 공세가 거세다는 것. 일본 전체 자동차 판매시장은 320만대가량. 이 가운데 프리미엄 자동차시장은 약 22만대(6.8%)로 렉서스를 비롯한 벤츠, BMW가 톱3 경쟁을 벌이고 있다.

토리이 토리노스케 렉서스 일본 국내영업부 그룹매니저는 “작년에 벤츠가 A클래스를 도입하면서 일본내 판매량에서 렉서스를 앞서기도 했다”며 독일 디젤차 공세에 대해 설명했다.

하이브리드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 렉서스로서는 디젤차에 대응하는 방안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렉서스 하이브리드 차종은 일본과 한국 렉서스 전체 판매량 가운데 각각 75%, 78%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올 4월 일본 국내 소비세가 상승하면서 자동차 판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토라노스케 매니저는 “판매 대수로 말하자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본 자동차업계 전체적으로 판매대수가 줄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렉서스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렉서스는 독일 디젤차에 맞서 디젤 하이브리드가 아닌 현재의 가솔린 하이브리드를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는 당연해 보이지만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다.

오츠카 겐지 렉서스 제품기술개발부 프로젝트 매니저는 “독일 브랜드가 디젤 하이브리드를 선보이기 시작했는데, 디젤 자체가 굉장히 무겁고 비싸서 디젤 하이브리드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차량이 무거워져 연비가 나빠질 가능성도 있고, 디젤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하면 가격이 훨씬 비싸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성능 측면에서도 가솔린 하이브리드는 전기배터리가 저속에서 강한 토크를 발생하는데, 디젤 하이브리드에서는 디젤 자체가 저속에서 두꺼운 토크로 시작해 하이브리드의 특징을 충분히 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렉서스 엔지니어 출신의 야마모토 타카시 토요타자동차 상무 역시 “하이브리드는 연비가 좋으면서 배출가스가 적고, 배기량을 뛰어넘는 퍼포먼스와 디젤에 없는 정숙성도 갖춘 것이 기본 강점”이라며 “독일차의 디젤엔진에 비해서 렉서스 하이브리드는 독특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 성능과 비용적인 측면에서 디젤 하이브리드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대신에 렉서스는 가솔린 하이브리드의 부족한 부분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동아시아ㆍ오세아니아ㆍ아프리카ㆍ중남미를 총괄하고 있는 히다카 토시로 토요타자동차 상무는 “하드웨어 측면에서 독일차는 바디 강성이 좋다”며 “렉서스도 레이저 용접과 창문 접착제도 독일처럼 견고한 것으로 바꿔가며 차체의 강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일본에서 선보인 하이브리드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NX300h는 이같은 렉서스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렉서스는 이 차량을 미국과 한국, 유럽 등 전세계 시장을 겨냥해 개발됐다. 연비가 높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재공간이 넉넉한 SUV에 적용한 것이다. 여기에 프리미엄급 SUV인 RX450h보다는 포지션을 낮게 잡아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다.

히다카 상무는 “하이브리드는 에너지를 회수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가솔린을 비롯해 디젤, 수소연료와도 조합이 가능하다”며 “에너지 회수 기능에 초점을 맞춰 연비가 더 향상되고 가속 성능이 좋아지게 하는 쪽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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