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림사건 33년 만에 무죄
영화 '변호인'의 소재로 화제에 올랐던 '부림사건'의 피해자 5명이 33년 만에 무죄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25일 부림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고호석(58), 설동일(58), 노재열(56), 최준영(62), 이진걸(55)씨에 대한 재심 사건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부림사건은 1981년 9월 공안 당국이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과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불법 감금하고 고문해 국가보안법, 계엄법,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한 사건으로 5공화국 시절 부산지역 최대 공안사건으로 알려졌다.
부림사건 피해자들은 1977∼1981년 이적서적을 소지하고 공부 모임 등을 통해 반국가단체 등을 찬양·고무하는 한편 계엄령에 금지된 집회를 하거나 사회적 불안을 야기할 우려가 있는 집회에 참가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법원에서 각각 징역 1∼7년 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부림사건의 변론을 맡았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사건을 계기로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게 됐고, 이것이 곧 지난해 12월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송강호 주연 영화 '변호인'의 소재로 사용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편, 지난 2월 열린 재심에서 부산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한영표)는 "고씨 등이 사회주의 관련 책을 읽고, 정권 반대 투쟁을 한 점은 인정되지만,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위협하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해를 끼쳤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부림사건 33년 만에 무죄 확정에 시민들은 "부림사건 33년 만에 무죄, 얼마나 억울할까" "부림사건 33년 만에 무죄, 당사자들은 뭉클하겠다" "부림사건 33년 만에 무죄, 영화 변호인 다시 봐야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