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엽 온라인뉴스부 차장
전반전 선제골을 허용했고 전반 막판 동점골을 넣으며 전반을 1-1 동점으로 마쳤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동시에 역전골을 허용했고 경기 막판에는 또 한 골을 내줬다. 후반 초반 집중력이 떨어진 사이 실책이 겹치며 실점을 허용했고 결국 그 골은 코스타리카의 결승골이 됐다.
잘 알려진 바대로 한국 축구대표팀은 현재 과도기다.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홍명보 전 감독이 성적 부진과 개인적인 문제 등이 얽히며 사퇴했고 슈틸리케 감독이 새롭게 부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제 파라과이전과 코스타리카전까지 두 경기를 치르며 국내 팬들에게 조금이나마 어필했다. 무언가를 보여주기에는 크게 부족한 시간이었고 이제 단 두 경기만을 치른 만큼 슈틸리케 감독이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쉽지 않은 외형적 조건이었음을 감안하면 내용적으로는 부정론보다는 긍정론이 더 많았다.
한국 대표팀은 그간 전형적인 원톱 공격수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파라과이전에 조영철을 원톱 자리에 포진시켰지만 조영철은 남태희, 김민우, 이청용 등 2선 공격수들과 꾸준히 위치를 이동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지난 월드컵에서 마치 독일이 뚜렷한 최전방 공격수를 두지 않고 많은 경기를 치렀던 것과도 유사했다. 물론 코스타리카전에는 이동국이 최전방에 나서며 파라과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공격진을 구성했고 결과적으로는 패했지만 다양한 전술을 시험하려는 슈틸리케 감독의 의중이 엿보였다. 내용상 공격진의 움직임도 나쁘지 않았다.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려 했던 점도 달라진 점이다. 높은 ‘점유율=승리’라는 공식이 항상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월드컵에서 그간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던 스페인은 높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16강 진출조차 실패했다. 하지만 우승을 차지한 독일의 요아힘 뢰브 감독이나 현 바이에른 뮌헨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 등 명장들은 “높은 점유율이 승리를 보장하진 않지만 공을 소유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승리할 가능성도 높다”는 지론을 펴고 있다. 패스 축구에 근간을 둔 슈틸리케 감독 역시 코스타리카전을 앞두고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언제나 그렇듯 평가전은 평가전일 뿐이다. 월드컵 같은 큰 대회를 목전에 둔 상황이 아닌데다 새로운 감독이 부임한 이후 단 두 경기만을 치른 만큼 슈틸리케 감독에게 필요한 것은 당장의 결과보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코스타리카전은 파라과이전과 비교해 골키퍼를 포함해 무려 8명의 선발 멤버를 교체했고 전술적으로도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결과보다는 내용에서 긍정적인 모습이었다.
대표팀은 오는 11월 중동으로 원정을 떠나 요르단, 이란과 차례로 평가전을 치른다. 단 두 경기지만 달라진 모습을 보인 대표팀인 만큼 다가오는 중동 원정은 우려보다 기대감이 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