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즉석밥 1위 햇반, 갓 지은 '밥맛의 비밀' 엿보다

입력 2014-11-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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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쌀’로 저온보관·당일도정, ‘클린시스템’으로 안전하게

▲CJ제일제당 부산공장 전경.(사진제공=CJ제일제당)

지난달 31일, 부산 사하구 장림동에 위치한 CJ제일제당 부산공장을 찾았다. 공장 입구에 들어서자 밥 냄새가 그윽했다. 이곳은 전국 각지에서 수확한 햅곡으로 당일 도정(현미 껍질을 깎아 백미로 만드는 과정)해 연간 1억6000만개 이상의 ‘햇반’을 만들어 내는 생산기지다. 1996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햇반은 내년이면 탄생 19주년을 맞는다.

햇반이 끊임없이 즉석밥 식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혁신을 추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후발주자들의 거친 공세에도 지금까지 시장경쟁력을 고수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압도적인 맛 품질이다.

▲CJ제일제당 직원들이 큰눈영양쌀밥 제품 검수를 하고 있다.(사진제공=CJ제일제당)

햇반 생산라인이 24시간 쉴새없이 돌아가지만, 모든 공정은 무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이뤄지고 있다. 150여명의 생산 직원들은 최종 검수 작업만 한다. 공장 내 햇반 생산시설은 총 7개다. 각 시설은 총 5단계(전처리→가압살균취반→밀봉→냉각.검사→완포장)로 구성돼 있다.

각 시설에선 1초당 2개의 햇반을 쏟아내고 있었다. ‘갓 지은 밥맛’의 비밀은 원료미 냉장보관과 당일 자가도정 시스템에서 엿볼 수 있었다.

▲도정도에 따른 큰눈영양쌀.(사진제공=CJ제일제당)

쌀은 도정을 하는 그 순간부터 수분함량이 떨어지며 밥맛이 떨어진다. 햇반은 2010년부터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체 도정 설비를 보유해 당일 도정한 쌀로 밥을 짓고 있다. 자체 도정 설비가 있기에 쌀 품종별로 맞춤도정이 가능하고, 도정 후 하루 내에 햇반을 만들어 ‘갓 지은 밥맛’을 구현할 수 있다.

같은 품질의 쌀이라도 재배와 보관 조건에 따라 해마다 품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도정단계를 면밀히 점검하고, 개별 쌀의 특성에 맞춰 최적의 도정 조건을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다. 결과적으로 도정 후 쌀의 신선도와 수분함량이 낮아지며 발생할 수 있는 품질저하 현상을 당일 도정이라는 햇반만의 차별화된 연구개발(R&D) 역량으로 극복했다.

▲CJ제일제당 부산공장 햇반 제조공정 무균실.(사진제공=CJ제일제당)

밥맛을 좌우하는 쌀을 잘 고르고 보관하는 것도 중요하다. 산지별, 종자별 제 각각인 쌀의 특성에 맞춰 일정한 수준 이상의 밥맛을 유지하고 표준화하기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햇반 연구진들은 매년 원료 쌀의 생육과정(모내기ㆍ관리ㆍ수확)을 직접 현장에서 점검 및 관리하고, 그 해에 가장 맛있는 쌀을 찾기 위한 전쟁과 같은 원료 확보 경쟁을 치른다고 설명했다.

양질의 쌀을 사용하되 산지의 차이가 맛 차이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다양한 조건에서도 같은 밥맛을 낼 수 있도록 모든 조건을 검증하고 있다. 수확 후에도 햅곡과 같은 품질 그대로 유지시킬 수 있도록 건조된 쌀을 15도에서 저온 보관하는 것도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햇반 제조 경쟁력은 깐깐한 관리의 생산시설에서 체감했다. 일정한 온도와 압력을 유지해 균일한 밥맛을 유지시킨 뒤 만들어진 밥은 고온ㆍ고압의 ‘스팀살균’으로 미생물을 완전히 제거한다. 이어 ‘클린룸(Clean-room)’에서 살균한 포장재를 이용해 밥을 포장한다. 방부제 없이도 햇반을 상온에 보관할 수 있는 것도 이 클린룸을 통과한 덕분이다.

이창용 공장장은 “일체의 첨가물이나 방부 처리없이 100% 쌀과 물로만 만드는 ‘무균 진공 포장’방식이 햇반의 핵심 역량”이라며 “포장재 또한 고온고압에 안전한 특수 소재여서 환경호르몬 우려가 없고, HACCP의 품질관리 기준에 준한 안전한 제품만을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 부산공장 햇반 제조공정 포장라인.(사진제공=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지난 2011년부터는 쌀 품종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농촌진흥청 및 주요 대학교와 협력해 쌀 품종부터 연구해 쌀부터 최종 제품까지 철저한 관리가 이뤄질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큰눈영양쌀밥’이 대표적인 제품. 햇반 연구진들은 서울대와의 품종개발 협력 시, 쌀눈 크기를 키우면서도 즉석밥으로 가공이 가능할 수 있도록 연구진과 지속적으로 논의해왔다. CJ제일제당은 앞으로도 농촌진흥청 및 산학연계를 통해 가공밥에 적합한 맞춤형 품종, 건강기능성을 갖춘 품종 등에 대한 연구개발을 강화할 계획이다.

햇반 연구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신선편의식품센터 권순희 상무는 “그 동안 햇반의 연구개발 범위가 당일도정, 저온보관 시스템 등에 국한됐었다면, 앞으로는 쌀품종 개발부터 재배관리, 수확 후 관리, 보관, 도정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가장 신선한 쌀로 1년 내내 갓 지은 밥맛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큰눈영양쌀밥이 대표적인 성공작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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