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하 동아에스티 해외사업부 해외영업전략팀장
누군가와 친밀한 관계가 돼 간다는 것은 그 사람과 나와의 간격을 좁히는 일입니다. 내가 먼저 손을 내밀고 한 발짝 다가서면 서로 손을 맞잡고 악수할 수 있는 두 걸음 사이가 됩니다. 악수할 수 있는 두 걸음의 거리는 공식적인 관계입니다.
두 걸음의 거리에서 그가 나에게로 한 걸음 다가오거나 내가 다시 한 걸음 더 다가서면 서로 포옹할 수 있는 한 걸음 사이가 됩니다. 포옹할 수 있는 한 걸음의 거리는 친밀한 거리입니다. 그러나 두 걸음 사이에서 한 걸음 사이를 만드는 일은 참으로 힘이 듭니다. 내가 한 걸음 다가서면 너무 가까워 부담스럽다며 그가 뒤로 한 걸음 물러서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한 걸음의 간격에서 한 걸음 더 다가가면 간격이 존재하지 않는 연인의 거리가 됩니다. 간격이 없는 연인의 거리에서는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보다 현재의 거리를 유지하는 일이 더욱 중요한 일이 됩니다. 만약 둘 중의 누군가가 한 걸음만 더 나아가 버리면 마주 보던 서로가 결국 등을 진 채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 걸음 정도의 거리가 참 좋습니다. 서로 마주 보고 정답게 포옹할 수 있고, 마주 앉아서 차를 마시거나 술을 한 잔 할 수 있는, 너무 긴장되지도 않고 너무 편해서 소홀해지지도 않는 딱 한 걸음 정도의 거리 말입니다.
물론 무엇보다 좋은 것은 세 걸음이나 한 걸음이나 거리를 가리지 않는 사람일 것입니다. 아직 그런 사람이 되기는 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