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8000억원대 대출사기를 벌여 재판에 넘겨진 KT ENS의 전 직원과 협력업체 대표 측이 항소심에서 "1심 형이 너무 무겁게 선고됐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강영수 부장판사) 심리로 18일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KT ENS 전 시스템영업본부 부장 김모(52)씨 측 변호인은 "변명의 여지 없이 잘못을 인정한다"면서도 "전자세금계산서가 아닌 종이 서류만 보고 대출을 시행해 준 은행 측 과실도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1심에서 징역 17년형을 선고받았다.
범행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1심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던 협력업체 중앙티앤씨 대표 서모(45)씨 측 변호인은 "은행 측도 사실상 범행을 알았거나 묵인했다"며 "대출 사기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조직적인 범행인 점을 고려하면 1심에서 선고한 형량이 너무 약하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조직적인 범행으로 공모공동정범 관계가 충분히 인정되는데도1심 재판부는 일부 무죄 판결을 했다"며 "피고인 전부에 대한 양형이 부당하다"고 밝혔다.
김씨 등은 KT ENS에서 받을 돈이 있는 것처럼 매출채권을 위조해 은행에 제출하는 수법으로 2008년 5월부터 지난 1월까지 은행 16곳에서 463회에 걸쳐 1조8335억원을 대출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다음 공판은 내달 11일 오후 3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