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야 와타루 산교타임즈 대표이사 사장
그를 비롯한 IHS글로벌의 애널리스트들이 2015년을 약간 부정적으로 보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 리스크다. 외국 공장 진출에 의한 설비 투자가 멈추면서 고용불안, 미국과 같은 머니게임이 병행하고 있는 점 등을 우려한 것이다.
중국 정부도 2015년은 성장률 7% 안정지향적으로 말하기 시작했지만 실물 경제는 그만큼 성장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시진핑 체제의 부진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 세계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BRICS 국가들도 결코 앞날은 밝지 않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상당한 마이너스 성장 전망이 나왔다. 셰일가스 혁명 등의 영향으로 석유와 천연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거품이 무너지고 있다. 브라질도 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인도 또한 성장률이 뚝 떨어졌다. 지난 10년간은 BRICS가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지만 최근 들어 상황은 완전히 변했다. 주요 20국(G20)은 2018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이 2.1% 성장할 것으로 밝혔지만 달성할 수 있을지 의심하는 애널리스트가 많다.
이를 반영해 세계 반도체 시장은 2014년의 8%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2015년에는 6% 성장에 그칠 것으로 IHS글로벌은 예측했다. 이 영향으로 반도체 설비 투자도 약간의 감액은 어쩔 수 없다는 견해가 있었다.
그러나 대만의 TSMC는 설비 투자를 2014년의 100억 달러에서 2015년에는 30%나 늘린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굳히기 시작했다. 아이폰6가 호조를 보이는 한편 내년 전반기 시장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구글폰의 영향이 크다. 이 2개의 스마트폰은 모두 퀄컴의 CPU를 채용하고 TSMC가 대부분 그 파운드리를 수주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글폰은 최저가격이 5000엔(약 4만7000원)이라는 경이로운 스마트폰으로, 이는 어떻게 보더라도 중국의 저가 스마트폰을 겨냥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스마트폰은 그러나 기능을 부가해 가는 타입이며, 비싼 것은 1만 엔이나 한다. 참고로 구글폰의 로직 IC는 도시바가 전량 수주에 성공했으며 이를 생산하는 일본 오이타 공장은 모처럼 활기가 돋고 있다고 한다.
삼성전자도 투자를 늘린다. 경기도의 새 공장에 1조6000억 엔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필시 반도체 역사상 세계 최대의 공장이다. 아마도 M2M, 요컨대 사물인터넷(IoT) 사회가 도래함으로써 대량의 반도체 수요가 나올 것으로 예상해 의료, 로봇 등의 칩 증산에 일찌감치 대비한다는 의도로 봐도 무방하다. 삼성 자체의 실적은 별로 좋지 않지만 “어려울 때일수록 대규모의 투자를 한다”는 삼성전법을 다시 쓰려는 것이다.
삼성의 2014년 반도체 설비 투자는 약 120억 달러로 보이지만 2015년은 20~3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의 2014년 반도체 설비 투자는 110억 달러이지만 컴퓨터 성장이 둔화해 2015년은 거의 보합 수준으로 보인다. 단, 마이크로소프트를 사용한 PC 태블릿이 나옴으로써 인텔에는 순풍이 불기 때문에 의외로 투자를 늘릴 수도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나 도시바도 결코 2015년의 투자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다. 도시바는 일본 미에현 욧카이치의 새 공장에 5000억 엔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미나미가와 애널리스트는 “중국 스마트폰도 호조를 보이고 샤오미 등은 세계적 플레이어로 성장했다. 스마트폰의 본격적인 전쟁이 2016년 시작될 것으로 보고 반도체 업체들은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메이커인 삼성의 차세대 기종 ‘갤럭시S6’의 사양과 가격이 어떻게 되는가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