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공단, 피로운전 안전성 평가 결과…위급상황 반응시간 느려져
밤을 새워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은 소주 5잔을 마신 것과 마찬가지로 위험하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교통안전공단이 3일 잠을 자지 않은 상태로 차를 운전하는 피로운전의 운행안전성을 평가한 결과, 장애물 회피, 차선유지 등 위급상황 대처능력이 크게 떨어져 사고 위험성이 평상시보다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밤샘운전을 하면 시속 60㎞로 달리다 갑자기 장애물이 나타나 급제동하는 상황에서 운전자 반응시간이 느려지고, 제동페달을 밟는 힘도 부족해지면서 정지거리(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아 차량이 정지할 때까지 진행한 거리)가 평소보다 최대 8m 증가했다. 곡선주행 때도 반응시간이 느려지고 핸들 조작 능력이 상당히 떨어져 차선이탈이 빈번해지고 코스 완주 시간이 41%까지 늘어났다.
교통안전공단은 밤을 새고 운전하는 것은 소주 5잔을 마신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김가영 국립교통재활병원 교수는 “잠을 자지 않고 18시간 깨어 있는 상태와 혈중알코올 농도 0.05% 상태(면허정지 기준)가 비슷하다”면서 “자극에 대한 반응시간이 정상의 2배 정도로 느려지고 시력과 청력이 감소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24시간 깨어 있는 상태는 혈중알코올농도 0.1%(면허취소 기준) 상태와 비슷하다”며 “자극 반응시간이 정상의 4배가 되고 집중력과 판단력이 떨어지며 자제력 상실로 과속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에 따르면 성인남자가 소주 3~5잔을 마셨을 때 혈중알코올농도는 0.05∼0.1%다. 오영태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피로운전은 음주운전을 하는 것과 같은 만큼 위험성을 인식하고 피곤하거나 술을 마셨을 때는 절대로 운전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