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프로야구 자유계약(FA)선수 시장에 611억1000만원이 쏟아졌다.
총 19명의 FA 선수가 탄생한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는 어느 해보다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1차 원 소속팀과의 협상(8명 계약)에 이어 됐고, 3일 원 소속팀을 제외한 타 팀과의 협상에서 7명이 이적, 총 15명의 둥지가 결정됐다. 이제 남은 선수는 4명으로 이재영, 나주환(이상 SK), 차일목(KIA), 이성열(넥센)이다.
이번 FA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사상 첫 100억원 돌파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단 한 명도 100억원을 넘지 못했다. 80억원을 넘은 선수만 3명이다. 가장 높은 몸값을 기록한 선수는 최정(27·SK)이다. 최정은 원 소속팀 SK 와이번스와 4년 86억원에 계약해 강민호(4년 75억원)의 역대 최고액 기록을 갈아치웠다.
롯데 자이언츠의 88억원(4년)을 뿌리친 장원준(29)은 84억원(4년)에 두산 베어스 모자를 썼고, 윤성환(33)은 80억원(4년)을 받고 삼성 라이온즈 잔류를 결정했다. 안지만(31)은 65억원(4년)에 삼성과 계약하며 불펜 투수의 자존심을 세웠다. 그밖에 김강민(33)은 원 소속팀 SK 와이번스와 56억원(4년), 박용택(35)은 50억원(4년)에 LG 트윈스와 재계약했다.
4명의 선수에게 96억원을 투자한 한화는 외야수 김경언(32)을 8억5000만원(3년)에 잔류시켰고, 외부에서 권혁(4년 32억원)과 우완 선발 배영수(3년 21억5000만원), 송은범(4년 34억원)을 영입, 가장 눈에 띄는 선수 보강이 이루어졌다. 한화는 우여곡절 끝에 영입한 김성근 감독의 언지가 적지 않은 힘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한화는 외부에서 영입한 3명이 베테랑 투수 활용 여부가 내년 시즌 관건으로 떠올랐다.
내년 시즌 제10구단으로서 1군에 합류하는 kt 위즈는 대어보다 안정을 택했다. 우완 불펜 김사율(34)과 14억5000만원에 계약했고, 내야수 박기혁(33·4년 11억4000만원)과 박경수(30·4년 18억2000만원)와도 서둘러 계약에 마무리했다. 3명을 보강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44억1000만원이다.
이번 FA 시장의 최대 화제는 최대 몸값을 기록한 최정과 롯데의 88억원을 거부한 장원준, 그리고 삼성에서 한화로 이적한 배영수였다.
당초 FA 시장 최대어 중 한 명으로 손꼽혔던 최정은 팀 잔류를 택하며 내년 시즌을 준비했다. SK 입장에서도 팀의 간판타자 최정을 다른 팀에 빼앗길 수는 없었다. 100억원 돌파설까지 나돌던 터라 어느 정도 억제된 금액이었다.
그러나 장원준의 두산행은 미스테리다. 롯데가 제시액 88억원보다 적은 84억원에 두산 입단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실제 계약 총액을 두고 적지 않은 논란이 이어졌다. 세금을 포함한 실제 총액은 1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과 결별 후 한화로 이적한 배영수는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배영수는 대구 경북고를 졸업하고 2000년 삼성에 입단해 15년간 삼성에서만 뛰었다. ‘푸른 피의 에이스’라는 애칭을 얻을 만큼 삼성의 살아있는 신화였다.
팀 별로 보면 삼성은 3명의 선수와 재계약하는 데 173억원을 쏟아 부어 가장 많은 지출을 했고, SK는 3명의 선수를 잔류시키는 데 164억원을 썼다. 반면 한화는 4명의 선수에게 96억원을 사용해 비교적 성공적인 FA 시장을 마감했다. 그런가 하면 두산은 장원준 한 명을 영입하는 데만 84억원을 투자했고, LG는 박용택 잔류를 위해 50억원, kt는 3명의 선수를 영입하는 데 44억1000만원을 사용해 가장 적은 지출을 보였다.
한편 아직까지 미계약 선수로 남아 있는 4명의 선수는 내년 1월 15일까지 원 소속팀 포함 전 구단과 협상을 벌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