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국정개입 논란을 담은 문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한참인 가운데 야당은 7일 정윤회씨 등 관련 인사들을 고발 및 수사의뢰했다. 아울러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재만 총무비서관의 국회 소환을 요구하는 등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기국회를 마무리하는 이번 주가 ‘정윤회 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 지도부 및 예산결산특위 위원들을 초청해 가진 오찬에서 “찌라시에나 나오는 그런 이야기들에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은 야당에게는 반발을, 국민들에게 의문을, 검찰에게 부담을 주면서 오히려 사태를 확산시키는 모양새다.
같은 날 새정치민주연합은 박 대통령이 또다시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십상시’ 의혹을 받는 인사 등 12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수사의뢰했다. 또 16~17일 열리는 긴급현안질문에 ‘청와대 문고리 권력 3인방’ 등 핵심 관계자들의 소환도 주장했다.
새정치연합은 앞서 5일 국회 운영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비선실세 의혹 관계자들을 모두 국회에 출석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지난 7월과 10월 국회에서 ‘맹세코 비선라인은 없다’고 밝힌 김기춘 비서실장과 지난 7월 국회에서 ‘정윤회씨와 2003년이나 2004년 이후 접촉한 사실은 없다’고 말한 이재만 비서관에게 위증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운영위는 여당의 불참에 따라 반쪽으로 진행됐다.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의 출석요구 등 주장에 대해 ‘흑색선전’이라고 규정, “무분별한 정치공세를 중단하라”고 맞섰다. 또 남은 국회일정은 ‘민생법안’ 처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야당 일각에서는 출석요구 등이 거부될 경우 ‘국회 보이콧’ 강행도 시사하고 있어 12월 임시국회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