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교부 '신도시 분양가' 딜레마 빠지나

입력 2006-10-3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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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분당시세 90%, 예상분양가 보다 시세 낮은 검단 분양가는?

지난 23일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이 검단신도시 개발을 언급하면서 '신도시 發' 집값 상승세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추 장관과 건교부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집값 오름세를 차단하기 위해 신도시 개발계획을 서둘러 발표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집값 오름세는 심상치 않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나타나는 집값 상승세의 근본 원인은 지난 8월과 9월 실시된 판교신도시 2차분양에서부터 터져나오기 시작한 고분양가로 지적된다. 즉 주변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가 책정돼 결국 주변 지역 집값도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가 그 원인인 셈이다.

분양가 상승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내세운 '분양가 상한제'에서 '표준건축비+지가+부대비용'의 분양가 산정방식도 결국 부동산시장과 상관없는 공산품 시장과 직결되는 표준건축비의 상승에 따라 오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

실제로 표준건축비는 당초 25.7평 이하 주택의 경우 당초 평당 327만원으로 산정됐지만 올들어 평당 339만원으로 12만원 상승한 것이 이같은 분양가 상승 기조의 단적인 예다.

건교부는 지난 27일 강팔문 주거복지본부장이 신도시개발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주변 시세의 90%를 넘지 않는 분양가 상한제 실시"를 관행대로 이야기했지만 이는 판교신도시에서나 통할 논리며 인천 검단, 양주 옥정, 광주모현 등으로 예측되는 2기 신도시에서는 적용될 수 없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인천검단지역만 하더라도 신도시 예정지역의 중앙부에 위치하게 될 현 검단 토지구획정리지구 새아파트 32평형의 경우 평당 730만원 선에 매매가가 형성돼 있다. 현재 시점에서 표준건축비에 준하는 분양가를 책정해도 예상되는 분양가는 평당 800만원 선에 이른다. 이에 따라 실제 아파트 분양이 이루어질 2009년 이후에는 평당 1000만원까지 분양가가 오를 것이란 게 현지 중개업자들의 분석이다. 현재 예상분양가가 평당 1000만원에 이를 것이란 기대심리에 따라 검단 토지구획정리지구 아파트들의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집값이 안올라줘도 건교부에겐 걱정거리다. 예상 분양가보다 주변시세가 낮은 경우 신도시 아파트가 고분양가를 책정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되는 만큼 분양가 산정에 '골머리'를 앓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예상 분양가 보다 시세가 낮은 검단지구의 시세를 예상분양가의 110%까지 끌어올릴 목적으로 검단신도시 개발계획이 미리 유포한 게 아닌가하는 냉소까지 나올 정도다.

역시 2009년 이후 분양이 예상되는 양주옥정 신도시 예정지 주변도 마찬가지다. 내년 주택공사가 국민임대단지인 고읍지구를 우선 분양할 예정이다. 이 지구 아파트 역시 예상분양가는 32평형의 경우 평당 630만원 선에 이를 것이란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전망. 이에 따라 평당 500만원 선에도 못미치고 있는 삼숭동 GS자이 아파트 등 주변 새 아파트 역시 예정 분양가의 80~90%선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 5월 입주를 마쳤지만 9월까지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던 양주 자이6차와 7차의 경우 9월 들어 계약금 10%만 잔금만 받고 나머지 중도금 60%는 32평형대의 경우 1년, 29평형은 2년 씩 무이자 혜택을 주는 '떨이 판매'를 단행한 바 있다. 이 지역의 경우도 검단신도시에서 발원된 분양가 기대심리가 확대될 경우 평당 700만~800만원 까지의 가격 상승이 가능하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인천 검단지구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변 아파트 시세가 예상분양가를 밑도는 아파트의 경우 정부가 분양가 책정에 애를 먹게될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주변 집값이 올라주는 게 정부로서도 다행스러운 일 아니겠냐"며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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