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신고리원전 3호기에서 안전관리 근로자 3명이 사망한 사건을 조사 중인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관련 원·하청업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일부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이 업체들의 산안법 위반 혐의점을 일부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현재 신고리원전 3호기의 보조건물 지하 2층에 있는 밀폐공간인 밸브룸에 환기시설을 갖춰 놓고도 가동하지 않은 점을 집중 조사중이다.
이 환기시설은 지난해 11월 6일부터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리원전 3호기 발주처이자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 고리본부는 이와 관련해 "환기시설을 가동하지 않은 이유는 원전 내부에 각종 케이블을 설치하는 작업을 끝낸 뒤 도장작업을 했는데, 이에 따른 활성탄의 흡착능력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고는 밸브룸에서 순찰 중이던 시공사의 협력업체 안전관리자 2명과 이들을 구조하러 들어간 시공사 안전관리업체의 안전관리자 1명이 질소가스 누출로 산소가 모자라 질식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수원은 질소가스가 언제부터 누출됐는지, 얼마나 누출됐는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사고 직후 밸브룸 환기시설만 가동됐더라면 질식과 같은 사망사고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 만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이 부분에 산안법상 안전관리 감독부실이나 책임소재 여부를 철저히 따져보기로 했다.
또 질소가스 배관이 오가는 밸브룸에 가스경보기를 설치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도 규정상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이 밖에 숨진 안전관리자들이 밸브룸에 산소호흡기와 같은 별다른 기본 장비없이 출입한 점 역시 관련법상 안전관리 감독규정을 어긴 점이 없는지 캐고 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원청업체와 협력업체 안전담당 실무자들에 이어 한수원 고리본부의 안전관리 실무자들도 본격 소환해 산안법 위반혐의를 조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