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원 자살, 땅콩 회항 등 갑(甲)질 논란으로 인한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일면이 '백화점 모녀' 사건으로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현대백화점 부천 중동점 지하 주차장에서 '모녀 고객'이 아르바이트 주차요원의 무릎을 꿇리고 폭언했다'는 주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우리 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 백화점 모녀가 백화점 VIP, 현대가(家) 사람이라며 자신을 과시했다는 말이 전해지면서 갑질 논란을 더욱 부추겼습니다.
논란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지난 3일 아르바이트 주차요원의 누나라고 밝힌 A씨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 '어느 VIP모녀의 횡포'란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이 글에서 "지난해 12월 27일 모녀 고객이 백화점 지하 4층 주차장에서 동생인 알바생의 안내를 무시하고 무릎을 꿇렸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갑질 논란'은 5일 오후 '진실 공방'으로 확전되는 양상입니다.
현대백화점과 주차협력업체 측은 체어맨 차량 운전석에 있던 어머니가 차량을 이동하지 않자 해당 주차요원이 차량 뒤에서 허공에다 먼저 주먹질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차 안에서 이를 본 어머니가 격노, 마침 쇼핑을 마치고 온 딸이 나타나 주차요원을 불러 무릎을 끓게 하고 욕설을 했다는 것입니다.
주차요원은 처음엔 부인하다가 곧바로 잘못했다고 빌었고, 화가 풀리지 않는 모녀는 주차요원을 거드는 다른 3명의 주차요원도 함께 무릎을 꿇렸다고 합니다. 당사자 겸 목격자라는 한 네티즌도 A씨의 글에 대해 "계속 고개만 저으며 대답도 않고 사과도 안하다가 사람들이 몰리니 그제서야 스스로 무릎을 꿇었다"고 했습니다.
이 같은 소동은 오후 5시까지 1시간 넘게 진행됐습니다. 이 주차요원은 이날 주차협력업체에 '잘못했다'고 사과한 뒤 사표를 쓰고 일을 그만뒀습니다.
이번 일을 한 방송사의 시사프로그램이 자세하게 파헤친다고 하니 누구 말이 맞는지는 곧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보다 앞서 이들 모녀가 백화점 VIP라고 주장한 사실은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현대백화점 측은 "논란이 된 이 모녀는 우리 백화점 VIP 고객이 아니고, 오너 및 대표와도 아무 관계가 없다"며 "모녀 중 자녀가 백화점 회원인 건 맞지만 VIP 회원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