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새 초고속 성장을 이어온 국내 아웃도어업계가 작년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아웃도어시장 매출액은 전년과 비슷한 6조9천억원으로 추산된다.
2000년 2천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아웃도어시장 매출액은 2011년 4조원, 2013년 6조9천억원 등으로 매년 크게 증가했지만 지난해에는 성장세가 한풀 꺾인 셈이다.
◇ 세월호 참사에다 경기불황, 가을철 이상고온으로 '장사 망쳐' = 2013년까지만 해도 매년 두자릿수 성장세를 거듭하던 아웃도어업계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낸 데는 여러 요인이 겹쳤다.
상반기 세월호 참사와 경기 침체 등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았고, 하반기에도 아웃도어 업체들의 재고 증가 등의 영향으로 가을매출이 타격을 받은 데다 11월에는 이상고온 현상까지 겹쳐 연간매출의 최대 60%를 차지하는 겨울 효자상품의 판매율이 떨어져 매출부진으로 이어졌다.
아웃도어업체 관계자는 "그나마 다행스런 것은 작년 12월 한파로 소비자들이 다운재킷·다운부츠 등 방한제품을 구입하며 아웃도어 시장이 다소 활기를 띠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아웃도어업계 '빅5'의 지난해 성적표는 어땠을까.
'빅5' 선두권 브랜드들은 '1강 3중 1약' 체제의 양상을 보여준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아웃도어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12월 23일까지 전국 70여개 백화점의 아웃도어 누적 매출상황을 살펴본 결과 노스페이스는 약 2천400억원의 매출로 1위를 수성했다.
코오롱스포츠가 약 1천500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K2와 블랙야크는 약 1천200억원 중반대로 3, 4위 자리를 다퉜으며, 네파는 약 750억원의 매출로 뒤를 이었다.
이에따라 노스페이스는 2003년 아웃도어 브랜드 전체에서 매출 1위를 달성한 이래 올해까지 12년 연속 수위를 차지했다.
◇ 아웃도어업계 올해 전략은 = 각 아웃도어업체들은 치열한 경쟁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독창적인 영업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우선 노스페이스는 다운부츠, 여성용 다운코트 등 다양한 제품을 확장해 선보였고, 거위털과 오리털을 대체할 'VX신소재'를 개발하는 등 트렌드를 주도하는 브랜드로서의 경쟁력을 높였다.
특히 노스페이스 효자 품목 다운부츠 '부띠'(여성용 기본 스타일 기준) 판매가 대폭 늘어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탕웨이와 엑소를 모델로 기용하고 면세점 단독 매장을 열며 중국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도심에서도 기능과 패션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브랜드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이미지 제고에 힘쓰고 있다.
K2는 작년 골프브랜드인 와이드앵글을 성공리에 론칭시켰고 유럽 아웃도어 브랜드 살레의 국내 라이선스권 인수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대시켰다.
블랙야크는 지난해 마모트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고, 미국 어반브랜드 나우(NAU)인수도 마무리 단계에 이르는 등 해외시장 개척에도 힘쓰고 있다. 키즈라인을 단독 브랜드로 론칭한 후 백화점에 잇따라 입점시켜 매장과 물량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
아웃도어 업계는 올해 사업계획 목표를 작년보다 더 보수적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침체되고 있는 내수시장에서 아웃도어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신소재 개발, 해외 브랜드 인수 등과 더불어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시장 확대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