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 씨의 석방 조건으로 요르단 정부에 요구한 이라크인 여성 사형수 석방 기한이 29일 밤 경과하면서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즈베 중위의 생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IS로 보이는 세력은 이라크 북부 모술 시간으로 29일 일몰 때까지 시리아와 터키 국경에서 사형수 사지다 알리샤위와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 씨를 교환할 준비가 되지 않으면 지난해 12월 시리아 북동부에서 추락한 전투기에 탑승했다가 잡힌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즈베 중위를 즉시 살해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29일 오전 공개했다.
일본 정부는 요르단 정부 외에도 IS가 인질 교환 장소로 지정한 터키와 협력해 사태 해결을 도모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IS가 정한 기한은 경과했지만 아직 새로운 움직임이 있었다는 정보는 입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르단 정부는 자국 조종사 마즈알 알카사즈베 중위를 살려주면 요르단에 수감 중인 사형수 사지다 알리샤위를 석방할 것이라며 자국 조종사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아 IS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요르단 모마니 대변인은 "조종사가 생존해 있다는 증거를 요구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어떤 정보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IS가 교환 조건으로 내세운 알리샤위 사형수는 2005년 암만에서 일어난 대규모 연쇄 테러 사건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시도했으나 실패로 끝나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 받았다.
이슬람 전문가인 하산 아부하니 씨는 "게임은 끝났다. 요르단 정부는 모든 카드를 꺼냈지만 IS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납치된 조종사의 사촌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정부는 우리에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알려왔다"며 "숨을 죽이고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IS와 요르단 정부 간 협상의 최대의 불투명 요인은 어떤 형태의 교환이 모색되고 있는지에 대한 서로간의 이해가 없다는 점이다. 요르단 정부는 조종사를 석방하면 여자 사형수를 석방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일본인 인질 고토 씨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IS가 교환조건으로 내세운 것은 고토 씨로, 요르단 조종사의 석방을 언급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