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되는 '삼성전자-블랙베리' 인수설… 왜

입력 2015-01-30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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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ㆍ보안’ 시너지 기대감 때문

삼성전자의 블랙베리 인수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양측이 인수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지만 두 기업 모두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한 시기인 만큼, 양측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이어 29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보고서를 통해 “삼성은 (스마트폰 사업) 성장을 회복하기 위해 곧 블랙베리 등 경쟁업체 인수를 고려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와 블랙베리가 인수설이 나온 후 바로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적극 진화에 나섰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두 기업 간 인수ㆍ합병(M&A)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이유는 삼성전자와 블랙베리가 놓인 상황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돌파구로 모바일 B2B(기업 간 거래) 사업 강화를 내세웠고, B2B와 보안 특허에 강점을 지닌 블랙베리는 경영정상화 및 신사업 추진에 몰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점차 약해지는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B2B 사업 활성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해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B2B 영업실행 기능을 무선사업부로 이관, ‘모바일 B2B 일류화’를 선언했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B2C는 경쟁 업체 및 시장 상황 등에 따라 언제든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그러나 B2B의 경우 한 번 관계를 구축해 놓으면 쉽게 거래 업체를 바꾸지 않기 때문에 장기 고객 기반 마련이 가능하다. 또 B2B는 기업이나 병원, 관공서 등 단일 거래 규모가 크다. 삼성전자가 모바일 B2B에 관심을 두는 이유다.

최근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과 출하량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2011년 3분기부터 줄곧 1위를 차지해온 스마트폰 판매량 부분에서 애플과 공동 1위를 기록했다. 한때 두 배 이상 벌어졌던 애플과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4분기 19.6% 동률이 됐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삼성전자 실적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는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전분기 대비 두 배 이상 급감한 1조원대로 추락했고, 4분기에도 여전히 2조원을 밑돌고 있다.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블랙베리의 부활을 위해선 M&A가 가장 현실적이라는 분석이다.

블랙베리는 업무용 모바일 솔루션을 갖춘, 이른바 ‘오바마폰’으로 2000년대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했다. 2008년에는 미국 시장 판매 1위를, 2009년에는 19.7%의 시장 점유율로 세계 시장 2위를 기록했다. 블랙베리 스마트폰은 자체 업무용 모바일 솔루션 ‘엔터프라이즈서버(BES)’ 소프트웨어가 탑재, 높은 보안성을 바탕으로 이메일 송수신, 일정관리, 회사 애플리케이션 사용 등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애플의 ‘아이폰’을 시작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블랙베리 점유율은 급락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블랙베리 점유율은 1% 미만에 불과하다.

이에 업계에서는 블랙베리가 보유하고 있는 B2B 고객군과 서버·모바일 보안기술 및 네트워크 특허 등이 삼성전자가 추진하고 있는 B2B 활성화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블랙베리가 자동차용 운영체제(OS)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QNX’를 공개하고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점도 삼성전자의 인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IoT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서비스 플랫폼 개발 및 센서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양사가 보안 부문에서 협력 관계를 맺은 점도 인수설을 불러일이키는 요인이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와 블랙베리의 최신 모바일 엔터프라이즈관리(EMM) 솔루션 ‘블랙베리 엔터프라이즈 서비스12’를 결합한 솔루션은 올해 제공될 예정이다.

다만 최대 75억 달러(약 8조1000억원)로 추정되는 높은 인수 금액은 인수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분석이다. 또한 삼성 측도 “인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M&A는 계약 직전까지 알 수 없는 사안이라 지금 단계에서 인수 여부를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하지만 삼성전자가 8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들여 블랙베리를 인수할 가능성은 낮고, 다만 양사 간 협력 관계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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