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량 요거트·화장품 등 합리적 소비 증가…1~2인 가구 늘어 다품종 소량 제품도 인기
◇가격경쟁력 있는 대용량 ‘짐승 제품’ 인기 ↑ = 대용량 제품들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불황에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덕분이다. 대용량 제품은 같은 브랜드의 일반 제품보다 용량이 3배에서 많게는 10배가 넘는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짐승 제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양은 많지만 가격은 100g당 환산 기준으로 일반 제품보다 평균 20∼30%가량 싼 것이 특징이다.
유제품 소비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대용량 요거트만 나홀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일유업이 2013년 5월 출시한 대용량 플레인 요거트 ‘매일바이오 플레인’은 지난해 14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약 160% 성장한 38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매일바이오 플레인이 대용량(900g)이라 한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고, 어떤 메뉴와도 부담 없이 어우러져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양유업의 대용량 제품도 인기다. 플레인 요거트 제품 ‘밀크 100’은 1인용 제품(85g)의 10배가 넘는 870g으로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연매출 25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목표는 100억∼150억원이다.
화장품 시장에서도 대용량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가족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클렌징이나 헤어, 바디 제품의 경우 재구매 주기가 더욱 짧다.
15년 연속 미국 유기농 바디케어 시장 점유율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닥터브로너스의 ‘매직 솝’은 1ℓ에 육박하는 950㎖ 초대용량 사이즈로 이런 번거로움을 줄였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불황에 따른 합리적인 가치 소비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대용량 제품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비오템도 기존 제품보다 최소 1.6배, 많게는 2.5배 가량 커진 대용량 제품을 선보였다. 보습 부문 베스트 셀러인 ‘라이프 플랑크톤 에센스’, ‘블루 테라피 세럼 인 오일’, ‘아쿠아수르스 수분 크림’ 3종 대용량 제품을 겨울철 한시적으로 판매 중이다.
LG생활건강의 남성용 화장품 보닌은 기존 45㎖ 용량의 두 배가 넘는 100㎖ 대용량의 ‘에너자이징 워터 젤 크림’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출시한 지 보름 만에 올리브영과 왓슨스에서 1000개 판매를 돌파했다.
◇용량 줄여 가격 부담 낮췄다… 1인족 안성맞춤 = 1∼2인 가구 증가로 소용량 제품의 인기도 뜨겁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1∼2인 가구는 2013년 말 기준 962만 가구로, 전체 1821만 가구의 52.8%를 차지해 과반수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간편조리식품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간편조리식품 카테고리 내에서 1∼2인 가구가 한 끼를 해결하기에 적당한 소용량 간편식이 2012년 392종에서 2013년 486종, 2014년 602종으로 2년 새 53.6%나 증가했다. 매출도 매년 약 30%씩 늘며 매출 비중이 2012년 12.5%, 2013년 15.8%, 2014년 20.2%를 기록하고 있다.
간편조리식품 중에서는 컵밥의 인기가 높다. 업계에서는 2013년 기준 전체 700억∼800억원대 규모의 컵밥 시장이 향후 1000억원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류 시장에서도 소용량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금양인터내셔날은 혼자 마시기에 부담이 없도록 기존 제품보다 절반 넘게 용량을 줄인 ‘미니 와인’, ‘포켓사이즈 보드카’를 잇따라 출시했다. 하이트진로는 휴대가 간편한 소용량 캔와인 ‘와인스타(Wine Star)’를, 홈플러스는 기존 와인 용량을 4분의 1로 줄인 187㎖ 심플리 와인을 판매 중이다. 롯데주류 ‘처음처럼 순한 쿨’은 이동하면서 혹은 얼려서도 먹을 수 있도록 작은 크기 주머니에 돌림형 마개를 달았다.
초소용량 뷰티 아이템도 눈에 띈다. 화장품 브랜드 맥은 언제, 어디서나 휴대가 간편한 30㎖ 내외의 ‘사이즈 투 고’ 컬렉션을 선보였다. 기내 반입이 가능한 용량을 고려해 스킨 케어 및 메이크업 제품 전반을 30㎖ 용량에 맞게 기획했다.
업계 관계자는 “1∼2인 가구 증가로 다품종 소량 소비하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편의점뿐 아니라 대용량 묶음 판매의 원류였던 대형마트에서도 소용량 상품 규모가 크게 늘고 있다”며 “이 트렌드에 맞춘 제품 개발이 업계 성장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