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한 전 회장 퇴임 후 수순… 내우외환 속 매각설 구체화 ‘회피성 퇴진 시각도’
더불어 개인정보 무단 판매와 경품행사 조작, 매각설 등 끊임없는 잡음으로 곤역을 치르고 있는 홈플러스의 홍보맨으로서의 책임이 무거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설 부사장은 홈플러스 홍보·대관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설 부사장이 자신의 나이 등을 감안해 은퇴할 시기라고 생각해 이달 말 퇴진하기로 내린 결정"이라며 "아직 후임 인사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설 부사장은 1956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고, 중앙대 경영학과를 나와 연세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 국제상사 해외수출부로 직장 생활을 시작해 삼성인력개발원, 삼성물산 해외수출·유통부문, 삼성테스코(현 홈플러스) 마케팅·홍보 및 사회공헌부문 임원을 거쳤다.
이승한 전 회장의 사람으로, 함께 홈플러스의 성장을 일궈냈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2011년 3월부터 2013년 5월까지는 이승한 전 홈플러스 회장과 함께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이승한 회장이 지난해 8월 홈플러스를 떠나면서 함께 떠날 것으로 추측이 모아졌지만, 예상과는 반대로 설 부사장은 홈플러스를 지켰다.
이후 홈플러스를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경품 사기를 펼쳐 국민들의 분노를 샀고, 납품업체를 향한 갑질은 속속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최근에는 개인정보 무단 유출로 소비자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고, 매각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현대백화점이 조건만 맞으면 홈플러스를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의 매각설이 끊임없이 나도는 것은 영국 본사의 심각한 경영난 때문이다. 홈플러스의 100% 지분을 보유한 영국 테스코는 작년에 4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대규모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이 발각되기도 했다. 해외 법인중에서 견조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한국 홈플러스의 매각설이 나돌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유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설 부사장이) 홈플러스 매각 작업이 이뤄지기 전에 회사를 뜨는게 맞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