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속도보다 질에 초점…국방예산 사상 최고치ㆍ환경 중요성 강조
중국의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5일(현지시간) 개막했다. 전인대 개막식은 중국 정부의 주요 경제목표와 예산안이 발표되기 때문에 특히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접어든 정부 업무보고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7% 안팎으로 잡았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목표인 7.5%는 물론 2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실제 성장률 7.4%에서도 떨어진 것이다.
리 총리는 “중국 경제발전은 ‘신창타이(뉴노멀)’로 접어들었다”며 “중국은 극복해야 할 도전과 풀어야 할 문제에 직면한 중대한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경제가 직면한 도전과제로 미약한 투자증가세, 과잉생산, 디플레이션 압력과 더 좋은 공공서비스에 대한 요구 증가 등을 들면서 “올해 성장률 목표는 필요와 실현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은 중진국의 함정을 뛰어넘고 현대화를 실현하면서 합리적인 성장속도를 유지해 ‘중고속 성장 유지’와 ‘성장의 질 향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브릭스(BRICs)를 창안한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은 “성장률 목표 하향은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물론 성장 속도보다 질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열망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3% 선에서 억제하기로 했다. 또 도시 신규 일자리를 1000만개 창출하고 실업률은 4.5% 이내로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재정적자 목표치는 GDP의 2.3%에 해당하는 1조6200억 위안(약 284조원)으로 지난해보다 2700억 위안 늘어났다. 무역 증가율 목표는 약 6%로 잡았다.
국방예산은 8868억98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10.1% 증액했다. 이로써 중국 국방예산은 5년 연속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환경 다큐멘터리 ‘돔 아래에서’가 중국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스모그 문제의 심각함을 다시 상기시켰다. 리 총리는 “환경 관련법 집행을 엄격히 해 오염물을 배출하는 자들에게 큰 타격을 입히고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경오염 억제와 관련해 중국 정부는 올해 GDP단위기준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1% 이상 감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화력발전소 개조사업, 석탄소비량 ‘제로’ 증가 촉진, 2005년 말 이전 등록된 오염물 대량 배출 차량 전부 폐차 등의 정책을 추진한다.
중국 지도부는 15일 전인대 폐막 전까지 올해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각종 정책을 심의하고 현안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