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프로그램을 순위 매기는 방법은 따로 있다. 방송은 다양한 기획 의도로 만들어진다. 이 가운데, 얼마나 많은 시청자를 끌어들였는지 일정한 기준에 의해 집계된다. 순간 최고 시청률, 평균 시청률 등으로 산출돼 일일, 주간 단위로 줄 세워진다. 닐슨 코리아, TNmS 등 두 시청률 조사 회사가 이를 도맡아 집계하며, 최근에는 제2, 제3의 시청률 조사 방식이 도입돼 저마다의 신뢰성을 꾀하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주관하는 PEI(프로그램 몰입도 조사), CJ E&M이 닐슨 코리아와 공동 개발한 CPI(콘텐츠 파워 지수) 등이 그것이다.
많이 이용되는 두 업체, 닐슨 코리아, TNmS는 피플 미터(Peoplemeter)를 사용한다. 패널 가구의 TV수상기에 설치해 측정하는 장치다. 닐슨은 특정 채널 혹은 프로그램을 시청한 인구의 비율을 시청률로 삼는다. 즉 시간 흐름에 따른 평균값으로, 총 TV 보유 가구 수를 특정 채널 시청 가구 수로 나눈 것이다. 닐슨 코리아 시청률 조사팀 김민진씨는 “2008년 2350가구로 확장한 데 이어 2011년부터 전국 16개 시도, 77개 모든 방송 권역을 포함한 4320가구로 범위를 넓혀 데이터를 산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플미터 방식이 득세해온 상황에서 CPI, PEI 등도 조명 받고 있다. CPI는 지상파 3사, CJ E&M 7개 채널 (tvN, Mnet, OCN, OnStyle, STORYON, O’live, On Style) 자체 제작 프로그램 기준으로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주 70여개를 분석해 주간 단위로 발표한다. 화제성이 높은 프로그램은 관련 뉴스 구독자 수 기준으로 가려낸다. 주요 포털 등재 언론사 기준 온라인 기사를 바탕으로 표본조사를 실시한다.
또한, 프로그램 직접 검색자 수, 소셜 미디어 버즈량을 통해 관심도, 관여도가 높은 프로그램과 몰입도가 높은 프로그램을 꼽는다. CJ E&M 정에스더씨는 “스마트 기기 보급 확대로 소비자의 콘텐츠 소비 행태와 라이프 스타일 변화했다. 이같은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인해 시청률만으로 콘텐츠 가치를 해석하기 어려운 현상 대두한 것”이라며 “현 시청률로는 해석이 어려운 소비자 행동(Behavior) 측정을 통해 시청률의 보완지표로서 활용을 제시한다”고 탄생 배경을 밝혔다.
이뿐만 아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는 2012년 6월부터 시청률만으로 알 수 없는 시청자들의 프로그램 몰입 정도를 판단하는 지표로서 프로그램몰입도(Program Engagement Index, PEI)를 발표했다. 2011년부터 PEI지수 개발에 착수했으며, 사전 모형 테스트를 통해 한국 실정에 맞는 모델을 개발한 것이다. PEI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보다 클수록 높은 몰입도를, 100보다 작을수록 낮은 몰입도를 나타낸다.
PEI는 시청률과는 직접적 상관관계가 없지만, 광고에 대한 호감도, 기업 이미지와 상관관계를 보였다. PEI가 높은 그룹이 낮은 그룹보다 광고를 더 잘 기억했으며, 광고를 한 제품이나 서비스 이용욕구도 확연하게 높았다.
시청률은 프로그램의 제작비를 충당하게 하는 광고 단가는 물론, 수출 판권 가격 등을 가름하는 기준으로 쓰인다. 최근들어 기존의 시청률 위주 집계 방식과 다른 대안이 등장하고 있다. 그만큼 시청률 집계 방식의 한계에 대한 지적이 높아지고, 안팎의 의견이 모아짐에 따라, 최근 방송통신위원회는 통합시청점유율을 도입하고자 추진 중이다. 한국방송협회 최상훈 대외협력부장은 “VOD 등 달라진 시청 형태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다만 통합시청점유율이 과연 시장 상황을 정확히 집계할 수 있는 조사가 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 게다가 신뢰도가 떨어지는 조사를 규제의 근거로 삼을까 우려스럽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