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대장금’, ‘도로시밴드’, ‘미녀는 괴로워’, ‘데스노트’, ‘팬텀’…. 이 작품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원작이 있는 뮤지컬이라는 점이다. 최근 들어 공연산업의 주역으로 떠오른 뮤지컬 시장이 확장되면서 원작을 활용한 뮤지컬 작품도 크게 늘고 있다.
최근 들어 뮤지컬의 원작으로 가장 왕성하게 활용되는 것은 영화다. ‘무비컬’이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높은 인기 속에 막을 내린 ‘원스’, ‘싱잉인더레인’,‘프리실라’, ‘킹키부츠’, ‘공동경비구역 JSA’, ‘미녀는 괴로워’처럼 관객들에게 익숙한 영화를 뮤지컬로 만든 작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영화와 함께 드라마 한류가 거세게 일면서 드라마를 뮤지컬로 만드는 경우도 많아졌다. ‘선덕여왕’, ‘미남이시네요’,‘대장금’ 등이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원작으로 많이 활용된 소설 역시 뮤지컬에서도 원작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국내에서 공연돼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오페라 유령’과 공연을 앞둔 ‘팬텀’은 프랑스 작가 가스통 르루의 소설 ‘오페라의 유령’을 원작으로 한 것이다. 로버트 요한슨 연출은 “뮤지컬 ‘팬텀’은 소설 ‘오페라의 유령’의 기본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쓰였으나, 오페라의 유령인 에릭의 이야기에 더욱 집중돼 있다. 소설 속에서 그려지는 오페라의 유령의 모습보다 더욱 인간적인 면모의 에릭의 모습이 잘 표현될 것”이라며 “그의 삶의 숨겨진 비밀, 그리고 오페라의 유령으로 살아가야 하는 운명의 희로애락이 드라마 속에 짙게 녹아 그의 인생을 이해하게 해주고 연민을 유도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한 만화와 웹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뮤지컬에서도 웹툰과 만화를 뮤지컬로 만드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동명 웹툰을 뮤지컬로 올린 ‘도로시밴드’, 만화를 원작으로 한 ‘데스노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원작으로 활용한 뮤지컬이 크게 늘고 있는 것에 대해 배국남 대중문화 평론가는 “뮤지컬이 급증하면서 대중에게 검증된 스토리와 캐릭터의 원작을 활용해 작품의 완성도와 인지도를 높이려는 경향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원작의 유명성과 인기를 뮤지컬 마케팅으로 활용하려는 제작사들이 많아진 것도 원작 활용 뮤지컬의 증가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원작을 활용한 뮤지컬의 승패는 원작을 뛰어넘는 독창성과 완성도를 담보했느냐에 달려 있다. 전문가들은 “원작의 뮤지컬화 성공은 원작에 얽매이는 것보다 원작의 주제나 소재, 캐릭터를 뮤지컬로 완벽하게 녹여내 무대에 올리는 것이다”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