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네팔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이 전 세계인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희생자 수가 벌써 4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일각에서는 1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네팔 국토의 약 40%가 이번 지진 영향을 받았습니다. 피해에 따른 경제적 비용은 국내총생산(GDP)의 20%가 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악몽이 가시기도 전에 네팔에서 일어난 비극에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만일 지진이 발생하기 직전에 이를 예측할 수 있다면 희생자가 크게 줄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지진 발생 30분 전에 이를 주민에게 통보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게 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지진 전에 동물들이 이상행동을 하는 사례가 많이 보고되기도 합니다.
과학자들은 직접 지층에서 표본을 채취해 검사하거나 통계적 방법을 써서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찾기도 합니다. 네팔 지진 한 달 전에도 프랑스의 한 연구진이 이를 예측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이 연구진은 앞으로 수십년 안에 또 다른 지진이 네팔을 강타할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지진이 정확히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예측하기는 현대 과학으로도 불가능하다고 하네요. 사람들이 불안하지만 어쩔 수 없이 지진의 공포 속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아니르반 차크라보티 일본 교토대 재난방재연구소 연구원은 “지진을 절대 예언할 수 없다. 이는 정말로 어려운 작업이며 다음 지진이 어디서 일어날지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설령 지진을 예측해 사람들을 대피시키더라도 오류가 너무 많아 헛수고로 끝날 가능성이 많다”며 “그 다음에 사람들은 그런 예측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지진을 극복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은 계속돼야 할 것입니다. 지금은 불가능하고 무의미해보이더라도 그런 노력이 쌓이다 보면 우리의 후손들은 네팔 지진과 같은 비극을 언젠가는 겪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니까요.
인류를 가장 많이 위협했던 천연두도 세균 발견과 백신 발명 등 여러 세기에 걸친 노력 끝에 마침내 사라지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