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를 두고 18일 다시 머리를 맞댔지만 ‘50% 명기’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끝났다. 야당이 기초연금 연계 안을 제시했지만 당내 조율조차 제대로 안 됐고, 여당도 논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한계를 명확하게 하고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새누리당 조해진,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만나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문제를 논의했다. 이들은 공무원연금개혁 특별위원회에서 여야 간사를 맡았던 새누리당 조원진, 새정치연합 강기정 의원에게 오는 20일 구체적 협상을 맡기기로 했다.
이날 최대 쟁점인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기’를 놓고 여야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협상 주체를 실무진으로 내린 것을 두고 여야 협상력이 바닥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당은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가 지난 2일 서명한 합의문을 도출하고도 당내 친박(친박근혜)을 중심으로 한 반대파와 청와대를 설득하지 못해 사태를 원점으로 돌렸다. 야당은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기초연금과 법인세 등 당내 조율조차 마치지 않은 연계 안을 꺼내 들었다가 내부 역풍을 맞아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새누리당은 5.2 합의문을 존중한다는 원칙 하에 야당의 제안을 고심한다는 입장이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결론을 못 박아서 갈 수 없다”면서도 “기초연금은 이미 국민연금과 연계돼 있는 만큼 사회적 기구에서 진지하게 논의할 자세는 돼 있다”고 언급했다.
새정치연합은 이종걸 원내대표가 제시한 ‘기초연금 연계안’을 놓고 보다 구체적인 타협안을 모색하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방향이 정립된 건 아니다”고 말하면서도 “당내 논의를 모아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 사퇴하며 이번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에서 강경론이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조 수석이 “공무원연금 개혁 변질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고, 이를 청와대가 수용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가 우회적으로 전달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당청은 야당의 국민연금 연계안 수용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