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희, 백상대상의 감동의 진정한 승자! 왜? [배국남의 해부]

입력 2015-05-2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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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가 백상예술대상의 아름다운 진정한 승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슨 말이냐구요? 26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51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TV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 후보는 송윤아 김옥빈 문정희 박신혜 이유리였습니다. 시상자가 최우수연기상 수상자로 송윤아가 호명될 때 문정희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기가 수상한 것처럼 진심으로 송윤아의 수상을 축하해주고 기뻐했습니다. 드라마 ‘마마’에 함께 출연했던 문정희 역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였기에 수상후보에 오른 것인데요.

문정희의 모습을 보면서 KBS, MBC, SBS 등 방송사 연기대상과 영화관련 시상식 등 대중문화 시상식의 황량한 풍경을 떠올렸습니다. 방송대상 시상식을 비롯해 대중문화 시상식은 ‘참석자가 수상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후보에 오른 사람은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수상자만 참석하는 이상한 행태가 자리 잡았습니다. 심지어 수상자도 참석하지 않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태가 심화되면서 일부 대중문화 시상식은 참석해야만 상을 주는 황당한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습니다. 이는 대중문화상의 권위를 추락시키는 것이며 연예인의 위상도 떨어트리는 것입니다.

저는 2004년 12월 30일 MBC D공개홀에서 열린 MBC 2004 연기대상 시상식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날 시상식장에는 유독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대상 수상자인 고두심을 비롯한 수상자도 아니었고 화려한 스타 시상자도 아니었습니다. 수상자 후보에도 시상자 명단에도 없는 차인표였습니다. 수상자 후보도 시상자도 아니면서 연기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끝까지 자리를 하며 수상하는 동료 연예인들을 일일이 축하한 유일한 연예인이었습니다. 그 모습에 저도, 대중도 큰 감동을 받았는데요. 이후에 차인표 같은 연기자의 모습을 보이는 연예인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더군요.

이 때문에 수상자가 아닌데도 참석해 자신이 수상한 것보다 더 기뻐하며 수상자 송윤아를 진심으로 축하는 문정희가 이번 백상예술대상의 진정한 감동의 승자라고 생각합니다.

수상자 송윤아 역시 이런 문정희의 모습에 감동을 했나봅니다. 시상식 다음날인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런 글을 남겼더군요. “저에게는 이런 친구가 있습니다. 어제 백상에서 (문)정희랑 영광스럽게도 나란히 ‘마마’라는 드라마로 후보에 올랐구요. 제가 호명이 되고 넋 놓고 앉아 있을 때 우리 정희가 이리도 기뻐해줬네요. 정말 감사하고 정말 감동이고 정말 미안한 마음입니다. 이런 친구가 있는 저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지요. 어제 오늘 축하해주신 한분 한분들 감사드립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좋은 배우, 좋은 사람이 되도록 늘 노력 하겠습니다.”

문정희처럼 참석해 수상자에게 진심으로 축하며 시상식을 빛내주는 훈훈한 모습들이 대중문화의 시상식장의 일상적인 풍경으로 자리잡아 땅으로 추락한 대중문화상의 권위를 회복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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