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프로리그 이적시장, 한국 선수들의 ‘컴백홈’ 러시 시작될까 [딥인더게임]

입력 2024-11-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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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린 '2024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T1 선수들이 우승을 확정하고 기뻐하는 모습. (연합뉴스)

‘리그 오브 레전드 2024 월드 챔피언십’(월즈)이 한국 팀인 T1의 5번째 우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T1은 역대 최초 2연속 ‘리핏’을 달성한 것은 물론,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전년도와 같은 멤버 구성으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화제가 됐습니다.

매 시즌 월드 챔피언십에서의 패배의 슬픔, 우승의 환호 뒤에는 항상 따라오는 것이 있습니다. 롤 프로리그 겨울 이적 시장인데요. 올해에도 어떤 선수가 어디로 이적할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올 시즌엔 해외로 진출했던 한국 선수들의 복귀가 많아질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중국리그 진출한 탑급 한국 선수들 ‘국내 복귀 카드’ 만지작

월즈가 끝나기 전부터 해외 리그에 진출해있는 한국 선수들이 국내 복귀를 타진 중이란 소식이 쏟아졌는데요. 이전에도 비슷한 소식은 간간이 들려왔지만, 이번엔 그 숫자가 더 많아지는 양상입니다.

지난달 중국 롤 프로리그(LPL) 징동 게이밍(JDG)의 ‘룰러’ 박재혁 선수가 2년간 몸담았던 팀을 떠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죠. 룰러는 2017 월드 챔피언십 우승, 다수의 한국 롤 프로리그(LCK) 및 LPL 우승 경력에 빛나는 S급 매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이적 시장의 최대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스카웃’ 이예찬, ‘루키’ 송의진, ‘도인비’ 김태상의 복귀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세 선수 모두 인기와 경력 면에서 탑급 매물인 만큼, 관심을 가질 구단은 많아 보입니다. 이외에도 1년간 휴식을 취했던 ‘더샤이’ 강승록이 LCK를 고려한다는 소식도 있지만, 다른 선수들에 비해 가능성은 크지 않으리라고 점쳐집니다.

▲지난해 9월 중국 항저우 E-스포츠센터 FOP 아레나에서 열린 한국 대 중국의 리그오브레전드 아시안게임 준결승전 경기에서 룰러(가운데) 선수가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항저우/뉴시스)

중국리그, 샐러리캡 규제 강화로 선수 유인 약화

불과 수년 전만 해도 LPL은 탑급 선수들을 끌어모으는 블랙홀 같은 리그였죠. LCK는 상대할 수 없는 금액을 제시하며 탑급 한국 선수들을 쓸어가면서, 이러다 LPL이 다 해 먹는 거 아니냐는 소리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조가 점점 사그라들더니 올해엔 역전되는 현상이 펼쳐진 겁니다. 가장 큰 이유는 LPL의 샐러리캡 규제 강화 때문인데요.

중국 정부는 2021년 제정한 샐러리캡을 지속 강화해 왔는데요. 이번 시즌도 전년 시즌 LPL에서 뛰었던 용병, 롤드컵 4강 이상 진출한 선수를 제외하면 1200만 위안(약 23억3000만 원) 이상 받을 수 없었습니다. 다음 시즌엔 이것이 더욱 강화돼 지금보다 적으면 15%, 최대 50%까지 연봉 상한선이 깎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죠.

중국 정부가 선수 연봉 상한선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시진핑 주석의 게임 규제에 대한 의지가 한층 커졌기 때문입니다. 현재 중국 내에선 게임 가챠(뽑기 형식으로 게임 내 캐릭터, 아이템 등을 얻는 것)로 인한 사행성 문제로 사회 문제가 급증해 이를 억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상당합니다. 비록 롤이 사행성 문제를 촉발한 게임은 아니지만, 함께 유탄을 맞는 모양새죠.

국내도 샐러리캡 본격 도입, 자리 부족으로 복귀 만족스러울진 ‘미지수’

다만 LCK로 복귀하더라도 만족스러운 수준의 연봉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LCK 팀들도 작년 여름부터 샐러리캡 계도 기간을 가져왔습니다. 올겨울 이적 시장부터 공식 적용되는데요. LPL만큼은 아니지만, 선수 이적에 있어 과거보다 제약이 생긴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복귀를 추진하는 선수들에게 자리가 있을지도 알 수 없습니다. 복귀를 추진 중인 탑급 선수들이 만족할만한 연봉을 줄 수 있는 LCK 팀은 T1, 젠지, 한화, KT 등 4팀 수준에 불과하죠.

가장 과감한 투자를 준비하는 팀은 월즈 우승팀 T1이지만, 현재 T1은 5명의 주전 선수 중 계약이 만료된 4명의 선수를 전원 재계약 시키는 것을 제1목표로 선언한 상황입니다.

젠지의 경우 시즌 초부터 아놀드 허 최고경영자(CEO)가 지속해서 월즈 우승을 위한 슈퍼팀이었음을 밝혀왔는데요. 목표였던 월즈 우승이 좌절된 만큼 선수단 변화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다만 지금보다 연봉 총액을 줄이는 방향으로 이적 시장을 보낼 것으로 전망됩니다.

모기업이 잘나가며 이번에도 실탄이 크게 확보될 것으로 보이는 한화는 LCK 썸머 리그 우승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보인 만큼, 현 선수단과의 재계약에 집중하며 1~2자리 정도의 교체를 노릴 것으로 보입니다.

KT는 이번 이적 시장에서 로스터 교체 인원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선수들은 물론 감독·코치진 전원의 계약이 끝나면서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룰러 선수가 KT에 역제안했다는 루머도 나온 상태죠. 다만 KT는 국내에서 뛰는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노릴 것으로 점쳐집니다.

▲LCK 우승 트로피. (연합뉴스)

수요보다 많은 공급, 연봉 협상서 유리한 쪽은 구단

자리는 한정적인데 오고자 하는 선수는 많으니 이적 시장 막바지까지 가면 구단이 오히려 갑이 되는 상황도 예상됩니다. 전 세계적인 경제 침체와 롤 자체의 인기가 서서히 낮아지면서 선수들이 중국이나 한국 이외의 해외리그로 눈을 돌리기 어려워진 것도 선수들의 연봉협상력 약화로 이어질 전망인데요.

라이엇게임즈는 2025시즌부터 북미리그와 남미리그를 통합하고 대만, 동남아시아 등이 속한 아시아-태평양리그, 일본리그, 베트남리그 등 3개 리그를 하나로 통합하기로 했습니다. 활성화된 리그가 줄어들면 선수들이 뛸 자리도 함께 줄어들 수밖에 없죠.

이전에는 LCK 소속 선수들이 구단을 상대로 돈을 더 주지 않으면 LPL이나 다른 해외 메이저리그로 가겠다는 배짱도 부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러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더 많은 돈을 받을 가능성이 적은데 무리해서 해외로 나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오히려 구단 측이 대체할 선수는 충분하다고 압박하며 기존보다 적은 연봉을 제시할 가능성도 나오는데요.

하지만 이적 시장이 매번 예상대로 흘러가지는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계약이 나올 수도 있겠죠. 겨울 이적 시장은 이미 시작됐지만, 현 계약팀이 아닌 다른 팀과의 협상은 19일부터 가능합니다. 이번에는 어떤 팀이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로스터 구성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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