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대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최종 승인 결과 발표가 임박했다. 경쟁 당국의 승인 절차가 끝나면 대한항공은 연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인수 과정을 거쳐 합병 작업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에 대한 EC의 최종 승인 결과가 이달 중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EC는 2월 양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유럽 중복 노선 이관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 등을 조건으로 내건 바 있다.
대한항공은 유럽 4개 주요 도시 노선(파리·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을 티웨이항공에 이관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는 에어인천에 매각하면서 이행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대한항공이 이변 없이 EC로부터 최종 승인 결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경쟁 당국의 승인도 문제없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다른 경쟁국들과 달리 미국 법무부(DOJ)에서 양사 합병에 대한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자동으로 심사가 종료되고 기업결합을 승인한 것으로 간주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경쟁당국이 현재까지 양사 합병에 대한 이의제기나 시정 조치 요구를 하지 않았던 만큼 미국 승인 절차도 무난히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EC의 최종 승인 결과가 나오면 필수 신고국 모든 승인 절차가 마무리됐다고 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과 미국 경쟁 당국의 승인 절차가 끝나면 대한항공은 4년 만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기반 절차를 모두 마치게 된다. 대한항공은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를 밝히고 다음 해인 2021년 1월 14일 14개국에 기업 결합을 신고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연내 아시아나항공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63.9%를 확보, 최대주주에 오를 계획이다. 이후 대한항공은 2년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운영하면서 통합 작업을 거칠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에 항공기 240대를 보유한 세계 10위권 ‘메가캐리어’로 도약하게 된다.
다만 기업 결합 이후에도 마일리지 통합과 아시아나항공 구성원과의 화합 등 해결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를 대한항공으로 이관하는 작업도 남아있다. 이때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 가치 평가가 관건으로 꼽힌다. 통상적으로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가치가 아시아나항공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통합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은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화물사업부 매각과 관련한 이사회 결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지난달 28일 법원에 제기했다. 조종사노조 측은 해당 결의가 회사 경쟁력을 약화하는 배임적 결의이고, 국부 유출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법원은 이달 중 가처분에 대한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