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시총 약 3500억 달러 증발…2007년 악몽 재현 불안 고조
중국증시가 최근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등 극도의 심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버블 붕괴가 코 앞으로 다가온 것 아니냐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주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7거래일 연속 상승하다가 5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투자자들에게 절망을 안겼다. 상하이지수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6.5% 급락하며 1월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주 중국 상하이와 선전거래소에서 시총이 약 3500억 달러(약 388조원) 사라졌으며 특히 지난달 28일 폭락 당시 증발한 시총은 5500억 달러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상하이지수는 지난 1년간 143% 치솟고 나서 올들어선 작은 이슈에도 요동치는 등 불안정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트레이더들은 최근 중국증시와 2007년 버블 붕괴 당시의 비슷한 점을 보며 데자뷔(기시감)를 느끼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증시는 2007년 10월 정점을 찍고나서 12개월간 70% 이상 하락했다. 당시 상하이지수는 6092.06까지 치솟고 나서 아직 그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07년 당시와 지금 모두 중국증시는 수개월간 지수가 100% 이상 오르고 나서 대량의 매도세가 일어났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정부의 움직임이 증시 폭락을 촉발했다는 것도 비슷하다. 2007년 5월 30일 중국 정부가 인지세율을 0.1%에서 0.3%로 상향 조정하면서 상하이지수가 6.5% 폭락했다. 지난주에는 증권사들이 마진론(주식담보대출) 기준을 강화하고 국부펀드인 중앙회금공사가 대형 국영은행 주식을 매도한 것이 폭락세로 이어졌다.
상하이지수는 1일 전 거래일 대비 2.8% 급등한 4739.33으로 지난주의 하락세에서 벗어나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2007년 5월 30일에서 6월 4일까지 약 일주일간 상하이지수는 15% 하락하고 나서 그해 10월까지 66% 반등했다. 이에 결국 사상 최고치까지 찍었으나 버블 붕괴 운명을 피하지는 못했다.
올들어 지난달 22일까지 중국에서 약 2900만개의 증권계좌가 신설됐다. 이는 지난 4년간 신설된 계좌 수를 합한 것과 비슷한 수치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중국증시 열기에 일조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주 중국 주식펀드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은 46억 달러에 달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유입된 자금은 이전 기록이었던 2008년 2분기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이런 과열현상에 전문가들의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각종 기술적 지표들은 중국증시가 15년 만에 가장 긴 강세장에 있음을 보여준다”며 “지난 2007년 버블과 흡사하다”고 우려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도 “밸류에이션이 기업 재무상황과 실적, 최근 수개월간 둔화한 중국 경제성장세와 멀어지고 있다”며 “이에 중국증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