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5대 버블주의보] ④미술품 시장, 작품 하나에 1000억원 호가…불법투자의 ‘온상’

입력 2015-06-0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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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업체 크리스티, 올 들어 15억 달러 경매 매출 올려…루비니 교수 “투명성 필요해”

투자 거품의 그림자가 주식시장에만 드리운 것은 아니다. 투자 과열 양상을 띠고 있는 고가의 미술품 시장 역시 거품이 잔뜩 끼어있다.

세계적 경매업체 크리스티는 지난달에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 ‘알제의 여인들’을 경매 시작 11분 만에 1억7930억 달러(약 1967억원)에 낙찰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전세계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다. 피카소 작품을 포함해 크리스티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판매한 미술품 총 가격만 15억 달러가 넘는다. 지난해 크리스티는 경매 매출액 68억 달러를, 또 다른 경매업체 소더비는 경매 매출액 60억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천문학적인 숫자로 치솟고 있는 미술품 가격을 놓고 시장 전문가들은 버블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2008년 위기를 예견해 명성을 얻은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투명성 가운데 (미술품의) 높은 가격은 미술품 시장이 잠재적 버블 위험에 처했음을 시사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사실 고가의 미술품을 사고 파는 거래는 늘 비밀스럽게 이뤄진다. 느슨한 규제 덕분에 세금을 피하거나 자금을 세탁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100만 달러를 호가하는 미술품 한 개를 현금으로 샀을 때에도 거래 흔적은 남지 않는다. 즉, 기록이 남는 금융시스템처럼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2007년 전직 브라질 은행원이 ‘한니발(장 미셸 바스키아 작품)’을 돈세탁 명목으로 미국에서 구입했다가, 연방수사관에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고가 미술품에 대한 부적절한 투자가 계속되자 지난 2012년 스위스 바젤연구소는 불법으로 성행하고 있는 미술품 시장의 위험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루비니 교수는 “어떤 사람들은 특히 비싼 미술 작품을 돈세탁용으로 사용한다”면서 “다른 시장과 마찬가지로 효율적인 거래를 위해 투자자들은 고가 미술품 시장에 투명할 필요가 있고, 더 많은 정보를 알아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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