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저 금리 시대, 수익형 부동산에 뭉칫돈 몰린다

최근 분양시장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견본주택 개관이 미뤄지는 등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하지만 올 들어 기준금리가 두 차례 인하되자 투자처를 잃은 돈들이 상가나 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 시장에 몰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12일 대우건설이 오픈한 ‘성남 센트럴 푸르지오 시티’ 견본주택에는 주말 3일간 약 2만2000여명이 방문했다.

이곳은 견본주택 오픈 전날인 11일 저녁 5시부터 약 120여명이 줄을 서서 밤새워 대기하는 진풍경이 벌어져 사상 최저 금리 시대의 수익형 오피스텔에 대한 높은 인기를 실감케했다. 당일 견본주택도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개관하고 오후에도 내부에서 대기 중인 청약자들을 위해 폐관 시간도 늦췄다.

대우건설 분양소장은 “당초 성남 구도심 일대에는 오피스텔의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1255실의 대규모 브랜드 오피스텔 공급에 대한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위례·강남권 주민들까지도 관심이 높았다”면서 “여기에 지난 11일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로 인하되면서 수익형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은 지난 3월 기준금리가 2.0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하한 후 은행금리보다 2~3배 수익이 높은 투자상품으로 꼽히며 인기가 급상승했다. 여기에 갈수록 심화되는 전세난에 소형아파트 자리까지 오피스텔이 대신하는 등 ‘멀티 상품’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같은 인기는 현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3월 분양한 대우건설의 ‘마포 한강 2차 푸르지오 오피스텔'은 평균 청약 경쟁률 13.7 대 1을 기록한 데 이어 계약 시작 1주일 만에 완판됐다. 지난 5월 공급된 ‘수지 e편한세상 시티’ 역시 평균 7.17 대 1을 기록하며 4일 만에 분양 마감된 바 있다. 최근에는 ‘킨텍스 꿈에그린’ 오피스텔이 평균 28.36 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고 정당계약일 2일 만인 지난 10일 100% 분양마감 되는 등 수도권 오피스텔의 인기는 더욱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상가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GS건설이 최근 안동에서 공급한 ‘안동 센트럴자이’ 단지 내 상가는 6개 점포 입찰에서 평균 경쟁률이 21.1 대 1을 기록했고 지난해 LH에서 공급한 단지내 상가 낙찰가율은 169%로 지난 2010년(135%) 보다 34%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분기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0.12%의 변동률을 나타내며 2012년 1분기 이후 약 3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됐다. 월세가격도 전 분기(-0.12%) 대비 0.19%p 상승한 0.07%의 변동률을 나타내며 2014년 2분기 이후 약 1년 만에 하락장에서 벗어났다.

수익률 역시 은행금리를 크게 웃돌고 있다. 현재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오피스텔의 경우 5.70%(부동산 114, 전국기준), 상가가 5.8%(국토교통부 통계누리, 전국 기준) 등으로 연간수익률이 은행금리의 3배에 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한 이 같은 수익형 부동산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하반기 오피스텔 분양물량은 총 2644실 규모로 지난 2009년 상반기(1741실) 이후 가장 적은 물량이다. 최근 3년간 하반기 평균 분양이 2만2834실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수치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과잉 입주에 부담을 느낀 건설사들이 수급조절에 나서면서 신규분양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자들의 눈치작전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공급과잉에 대한 부담으로 이 같은 관심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선주희 부동산114 연구원은 “임대수익률은 떨어졌지만 기준금리 1%시대에 투자자 입장에선 오피스텔은 여전히 검토할 만한 상품으로 하반기에도 오피스텔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지속될 것”이라며 “공급과잉 문제로 공실이 날 위험이 없는 곳을 선별한다면 은행이자 보다 비교적 높은 고정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또한 상가 투자의 경우 지난 5월 권리금 법제화,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장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임차인의 권리 강화에 무게를 실은 만큼 상가 투자를 계획 중인 수요자라면 그에 따른 부담을 유념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