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현 자본시장부 기자
단기적인 이벤트로 끝날 것이란 증권가의 예상과는 달리 정부의 초기 대응 미흡으로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되며 증시도 출렁이고 있다. 메르스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에 백신주들이 상한가 행진을 벌였다. 실체가 없다는 소식에 일제히 하한가로 돌아서더니 이때를 틈타 마스크, 손세정제 등 예방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치솟았다가 다시 고꾸라졌다.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며 테마주에 대한 변동성이 커지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시행 첫날 관련 테마주들은 여전히 상승세를 보였다.
이를 틈타 급등한 종목 몇몇 업체들의 대주주 및 임원들은 차익실현에 나섰다. 마스크주로 꼽혀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가가 급등한 케이엠의 등기임원 두 명이 보유 주식을 매도했다. 각각 11억9610만원, 2억1640만원을 손에 쥐게 됐다.
물론 ‘차익실현 극대화’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매도 시점이다. 지난 3일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주가 급등 이유가 없다’고 답변했던 시점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개인의 사정에 따라 주식을 팔 수도 있지만 경영진을 믿고 투자하는 개미들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질 수도 있는 일이다. 크린앤사이언스 최대주주의 지분 매도 건도 같은 맥락이다.
기업은 수익성과 주주를 중시하는 경영으로 주식 가치를 증대시켜야 한다. 메리츠자산운용 존리 대표의 말처럼 경영진은 합리적인 경영활동을 통해 투자자가 ‘동업’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
투자자도 증권시장이 투기장소가 아니라 장기적인 자산 형성을 위한 곳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재료’로 상승한 테마주의 주가는 재료의 소멸과 함께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테마주는의 말로(末路)를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