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가가 5년전 가격으로 추락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JD파워의 신차품질 조사에서 기아차와 함께 1~2위를 석권하고 유럽 판매가 개선되는 등 호조세에도 주가는 미끄러지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제2의 한전부지 인수를 우려한 외국인 이탈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현대차는 전날 13만원대 초반까지 미끄러지며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전거래일보다 3.31% 하락한 13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0년 7월 5일(13만1000원) 이후 최저치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해 한국전력 부지 고가 인수 논란 이후 좀처럼 회복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판매 부진과 엔화 약세 등의 악재가 겹치며 투자심리는 더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5만4990대, 해외에서 33만4309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총 38만9299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는 최근 사상 첫 중간배당을 결정하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지만, 주가의 흐름을 바꾸진 못하고 있다. 권위있는 품질조사 기관의 호평에도 주가는 반등 여력이 없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제2의 한전부지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한전부지 인근의 탄천 서울의료원 부지를 매각 추진 중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서울시가 매각을 추진중인 서울의료원 부지의 가격과 규모가 방대해 굴지의 대기업이 아닌 이상 인수 시도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지난 2일 현대차 주가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서울의료원 부지 인수설이 제기돼 투자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반면 현대차를 비롯한 투자업계에서는 "가능성이 낮다"게 중론이다. 지난해 한전부지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주가하락을 또 다시 재현할 이유가 없다는게 이유다. 그럼에도 서울의료원 부지 인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현대차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료원 부지는 한전 본사 뒷편 탄천 방향에 위치해 있어 현대차 그룹이 이를 사들일 경우 한전 본사와 연계해 대규모 개발사업이 가능하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국 글로벌 판매 부진이 개선되는지와 한전부지 관련 추가 매입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가 해소돼야 주가가 추세적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