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합상품 허위·과장광고로 생존 위협” 케이블TV방송협회 ‘제도 개선’ 촉구
결합상품으로 소비자 피해가 늘어남에 따라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결합상품 허위·과장 광고를 한 사업자에게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여전히 불법 광고가 판을 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9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케이블TV방송사 대표들과 함께 성명서를 발표하고 결합상품 제도를 개선할 것을 발표했다. 케이블업계는 성명서를 통해 허위·과장 광고 근절, 이동통신 결합상품 동등할인 시행, 이동통신시장 지배력 전이 방지 정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날 윤두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결합상품 제도 개선의 시급성을 강조했지만 ‘인터넷 공짜, 방송 공짜’라는 표현은 여전하다”며 “소비자를 속이고 케이블 시장을 약탈하는 결합상품으로 인해 경쟁이 성립되지 않는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결합상품 판매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적용 가능한 조치로 동등할인 제도 시행을 촉구한다”며 “동등할인을 통해 소비자는 한 개의 상품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달 초 이른 시일 내에 방송·통신 결합상품에 대한 규제 가이드라인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허위·과장 광고로 문제가 된 결합상품 대책을 묻는 질문에 “결합상품 문제는 매우 복잡하다”며 “단순하게 방침을 내놓을 수 없는 부분은 장기 과제에 담아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5월 방송통신 결합상품 허위·과장 광고에 대해 20여개 사업자에게 총 1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 같은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단말기 보조금을 과다 지급한 이통사에는 과징금이 수백억원인 반면 결함상품 허위광고와 관련해서는 과징금 규모가 턱없이 적었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앞으로 TV와 이동통신, 인터넷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서 판매하고 있는 결합상품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지난달 결합상품과 관련한 종합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사업자 간 경쟁 저해, 이용자 이익침해 등 검토할 사안이 많아짐에 따라 발표가 늦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